
국내 게임사들이 자사주 소각과 배당 확대를 앞세워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게임주 전반의 장기 부진과 저평가가 이어지는 가운데 기업가치 제고와 주가 안정화를 위한 주주친화 정책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1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펄어비스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고 창사 이후 처음으로 배당 정책을 도입했다. 회사는 연간 100억원 또는 당기순이익의 10% 가운데 더 큰 금액을 현금배당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자사주 소각도 단행한다. 보유 중인 자사주 280만3945주 가운데 절반인 140만3945주를 오는 12일 소각한다. 전일 종가 기준 약 540억원 규모다. 펄어비스는 남은 자사주를 임직원 보상과 스톡옵션 행사에 활용하고 추가 소각도 검토할 계획이다.
회사는 하반기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추가 매입한다. 최근 '붉은사막' 흥행으로 실적이 크게 개선된 점도 주주환원 확대의 배경으로 꼽힌다. 펄어비스는 올해 1분기 매출 3285억원, 영업이익 2121억원, 순이익 1580억원을 기록했다.
위메이드도 주주환원 정책 강화에 나섰다.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통해 현금배당 100억원 또는 연결 영업이익의 20% 가운데 큰 금액을 배당하는 정책을 제시했다. 실적과 연동된 배당 구조를 통해 주주환원 예측 가능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웹젠 역시 공격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이어가고 있다. 특별배당과 자사주 소각에 이어 추가 자사주 매입을 결정하며 올해 주주환원 규모를 시가총액의 약 30% 수준까지 확대했다.
대형 게임사들도 배당 확대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크래프톤은 총 996억원 규모 현금배당을 확정했고 넷마블 718억원, 엔씨소프트 223억원, 웹젠 203억원, NHN 154억원, 컴투스 149억원 규모 배당을 각각 실시한다. 위메이드와 네오위즈, 티쓰리, 엠게임도 배당 정책을 이어가고 있다.
아울러 크래프톤은 2028년까지 3년간 3000억원 규모 현금배당과 7000억원 이상 자사주 취득·소각을 추진한다. 넷마블 역시 보유 자사주 4.7% 전량 소각과 함께 2028년까지 주주환원율을 최대 40% 수준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네오위즈와 컴투스, 엠게임 등도 자사주 매입과 소각 정책을 병행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게임주가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신작 기대감 약화와 투자심리 위축으로 저평가 상태가 이어지면서 주주환원 정책이 기업가치 제고의 핵심 수단으로 자리 잡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배당과 자사주 소각이 단순 일회성 조치가 아니라 중장기 정책으로 제도화되는 사례가 늘면서 게임업계의 주주친화 경영 기조도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박정은 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