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종전 합의와 호르무즈 해협 전면 개방에 소식에 국내 유통업계가 한숨을 돌리게 됐다.
그동안 유통업계는 중동 사태 장기화에 따른 '오일 쇼크' 가능성을 가장 큰 변수로 꼽았다. 특히 식품업계는 곡물과 식용유 등 주요 원재료를 해외에서 들여오는 구조인 만큼 국제유가 상승이 해상운임과 원재료 가격 인상으로 직결될 것이라는 우려가 켰다. 여기에 환율 상승까지 겹치며 원가 부담이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다행히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에 따라 원가 부담을 대폭 덜 수 있게 됐다. 수입 과일이나 육류 등 환율과 물류비에 극도로 민감한 신선식품과 수입 프리미엄 식자재도 적시에 물량을 확보할 수 있게 되면서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커머스와 물류업계도 상황을 예의주시해왔다. 유가 상승이 장기화하면 배송 차량 운영비와 운송비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어서다. 특히 택배와 풀필먼트 산업은 국제 물류비 상승이 장기적으로 운송 시장 전반의 비용 구조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긴장감을 늦추지 못했다.
생필품 배송에 직결되는 '비닐 대란'도 업계에 긴장감을 높였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플라스틱 제조의 핵심 원료인 에틸렌을 생산하는 중동산 나프타 수급에 차질이 빚어졌기 때문이다. 나프타는 폴리에틸렌(PE)과 PVC 등 플라스틱 원료의 핵심 소재다.
업계에서는 전쟁이 끝나도 안정세 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만큼 즉시 비용 부담이 해소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장기화라는 최악의 사태는 피하게 되면서 하반기 내수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기대다.
업계 관계자는 “유가 하락, 해운·항공 노선 정상화 등에 따라 원가 부담 감소와 손익 개선이 기대된다”면서 “지정학적 리스크 해소가 곧바로 실물경기 회복이나 물동량 증가로 이어진다고 볼 수 없는 만큼 신중하게 추이를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석 기자 pioneer@etnews.com, 정다은 기자 dand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