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휴대폰 안면인증 시행령 개정 착수…시장 우려는 여전

서울 한 이동통신사 대리점에서 휴대전화 개통을 위해 안면인증을 진행하는 모습
서울 한 이동통신사 대리점에서 휴대전화 개통을 위해 안면인증을 진행하는 모습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다음달 휴대전화 안면인증 제도 정식 시행을 앞두고 법적 근거 마련에 착수했다. 본인확인 과정에서 생체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규정을 시행령에 명시해 제도 정당성과 지속성을 뒷받침한다는 취지다. 다만 휴대폰 유통 현장에선 아직까지 저조한 인식률과 대체인증 준비 미흡 등으로 인한 혼선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과기정통부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을 입법 예고했다.

핵심은 휴대전화 부정가입 방지를 위한 생체정보 활용이다. 신설 조항(제37조의7 3항 후단)은 휴대전화 개통시 본인확인과 부정가입방지를 위해 필요한 경우 계약 상대방의 동의를 받아 얼굴·지문 등 생체정보를 국가기관·공공기관이 보유한 정보나 신분증 사진과 대조해 확인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이는 법적 근거 미비와 민감정보 침해 우려를 지적한 국가인권위원회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권고를 일부 수용한 조치다. 앞서 개인정보위는 안면정보를 본인확인 수단으로 활용할 법률적 근거가 미흡하다며 제도 개선을 권고한 바 있다. 시행령은 차관회의, 국무회의 등을 부처간 이견 없이 통과할 경우 개정 법률 시행에 맞춰 10월 이후 효력이 발생할 전망이다.

다만 법령 정비와 별개로 시장의 준비는 더디다. 과기정통부는 이달 말까지 휴대전화 개통 안면인증 제도 시범 운영을 마치고 예정대로 7월부터 정식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일선 현장에서는 정식 도입과 법령 정비간 시차에 따른 혼선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안면인증 제도 시행이 고작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인증 실패시 적용할 대체인증 수단과 절차가 아직 확정되지 않아서다.

현재 거론되는 대체수단은 행정안전부 모바일 신분증, 주민등록초본, 패스(PASS) 앱 내 신분증 확인 서비스 등 세 가지다. 안면인증을 원하지 않을 경우 모바일 신분증으로 대체 가능하다.

주민등록초본의 경우, 주민센터를 방문해야 하며 기존 휴대폰 분실·고장 등으로 인한 개통시에는 인증이 어렵다는 제한이 있다. 이에 정부는 온라인으로 발급한 초본을 예외적 대체수단으로 검토하고 있다.통신사 전산체계에 초본 제출 여부와 진위를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휴대폰 유통업계에선 시행령 근거가 마련되는 10월까지 유예기간을 두고 대체인증 시스템 체계 확립, 인식률 고도화 등 기술적 보완에 나서야 한다는 주문도 제기됐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시스템 준비가 미흡한 상황에서 이대로 7월부터 제도가 시행되면 일선 현장에 큰 혼란이 우려된다”면서 “민감한 정보를 다루는 만큼 절차적 정의와 기술적 안전성이 완벽하게 담보돼야 한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현재로선 안면인증 제도 도입을 추가 연기하는 것보다는 다음달부터 정식 시행하는 방향으로 준비 중”이라며 “다만 현장의 여러 의견을 다방면으로 수렴해 사후에도 제도적·기술적 보완을 지속적으로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