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가방에 10대 소녀 알몸 시신…손잡고 호텔 간 40대 호주인 태국 공항서 체포

용의자와 피해자가 파타야의 한 콘도미니엄에  들어가는 모습이 포착된 폐쇄회로(CC)TV 영상. 사진=파타야 경찰 제공
용의자와 피해자가 파타야의 한 콘도미니엄에 들어가는 모습이 포착된 폐쇄회로(CC)TV 영상. 사진=파타야 경찰 제공

태국 유명 휴양지 파타야에서 17세 소녀가 여행가방 속 시신으로 발견된 가운데, 유력한 용의자인 40대 호주 국적 남성이 출국 직전 공항에서 극적으로 체포됐다.

27일(현지시간) 더네이션 등 현지 매체와 호주 ABC 방송에 따르면, 태국 이민국은 이날 오후 9시 30분께 방콕 수완나품 국제공항에서 호주 퍼스행 항공편에 탑승하려던 호주 국적의 사이먼 카먼(45)을 붙잡아 경찰에 인계했다.

이번 사건은 피해자와 연락이 두절됐다는 지인들의 신고를 받은 경찰이 수색에 나서면서 드러났다. 경찰은 파타야 철로 인근 도로변 숲에 버려진 검은색 여행가방 안에서 알몸 상태의 여성 시신을 발견했다. 신원 확인 결과 피해자는 17세 소녀로 밝혀졌다.

사진=파타야 경찰 제공
사진=파타야 경찰 제공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카먼이 머물던 콘도미니엄의 폐쇄회로(CC)TV 영상을 통해 결정적 증거를 확보했다. 영상에는 카먼이 시신이 담긴 것으로 추정되는 여행가방을 들고 숙소를 나서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해당 콘도미니엄은 시신 유기 장소에서 차량으로 약 10분 거리에 있는 곳이다.

또 다른 CCTV 영상에서는 사건 전 피해 소녀가 카먼과 손을 잡고 콘도미니엄으로 함께 들어가는 모습도 포착됐다. 경찰 조사 결과, 두 사람은 지난 25일 새벽 파타야 비치로드의 한 유흥가에서 처음 만나 카먼의 숙소로 이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카먼은 경찰 조사에서 범행 사실을 일부 인정하면서도 살해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성매매 대가로 당초 1,000밧(약 4만6000원)을 주기로 했다가 이후 500밧만 주겠다고 말해 말다툼이 시작됐다고 진술했다. 이어 “소녀가 흉기로 위협하며 더 많은 돈을 요구해 이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라며 항변했다. 다만, 숨진 소녀의 시신을 여행가방에 넣어 유기한 혐의는 인정했다.

태국 경찰은 현재 카먼을 살인 및 시신 유기 혐의로 파타야 구치소에 구금하고 구체적인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또한 사건의 특성을 고려해 '성적 목적의 미성년자 유괴' 혐의를 추가로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한편, 호주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현재 태국에 구금된 자국민에게 필요한 영사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