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 150년 역사와 초기 바이오텍의 혁신 기술이 만난다”…샌디에이고 릴리 게이트웨이 랩스를 가다

“과학적 가능성과 최고 수준 인재를 보유했는지가 릴리 게이트웨이 랩스 입주 기업 선발의 주요 기준입니다. 흥미로운 과학적 성과를 보유하고 협업 지향적인 초기 바이오텍을 찾고 있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생명과학 클러스터에 위치한 릴리 게이트웨이 랩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생명과학 클러스터에 위치한 릴리 게이트웨이 랩스

푸른 하늘이 드리운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생명과학 클러스터. 붉은 '릴리' 간판이 새겨진 유리 건물이 눈에 띄었다. 비만 치료제 '마운자로',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키순라' 등으로 잘 알려진 일라이 릴리가 지난해 9월 개소한 글로벌 공유 혁신 허브 '샌디에이고 릴리 게이트웨이 랩스'다. 이곳에는 10개 기업이 입주해 차세대 블록버스터 치료제를 연구하고 있다.

샌디에이고 랩스에는 총 18개의 연구실이 위치했다. 연구실은 기업들의 필요에 따라 크기와 시설을 조절할 수 있다. 입주 기업은 릴리의 과학적 자문은 물론 클러스터 내 임상수탁기관(CRO) 서비스와 주요 연구 재료를 할인된 가격으로 이용하고 있다.

릴리가 게이트웨이 랩스를 마련한 것은 지난 2019년이다. 글로벌 빅파마가 바이오텍과 협업해 신약을 개발하는 개방형 혁신(오픈이노베이션)이 화두로 떠오르자, 릴리는 연구 육성 시설과 함께 벤처캐피털(VC), 전문가 연구개발(R&D) 자문, 인공지능(AI) 플랫폼 등 생태계 지원 플랫폼을 체계화했다.

릴리 게이트웨이 랩스는 현재 미국 샌프란시스코, 보스턴, 필라델피아, 중국 베이징, 상하이 등 세계 7곳에 위치했다. 입주 기업에는 사무실과 연구 시설은 물론 릴리 고위 연구원의 기술 멘토링, 투자 교육 등을 제공한다. 150년간 축적된 릴리의 경험과 혁신 바이오텍의 혁신 기술이 만나 성장을 촉진하는 것이 핵심이다.

베레나 스토커 릴리 게이트웨이 랩스 부사장
베레나 스토커 릴리 게이트웨이 랩스 부사장

베레나 스토커 릴리 게이트웨이 랩스 부사장은 “기존에는 임상에 진입한 후보물질 보유 기업을 협업 파트너로 삼았지만, 비임상 단계 기업을 놓치고 있다는 생각에 체계적인 지원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면서 “게이트웨이 랩스에는 6년간 400개 기업이 입주했고, 이들은 30억달러(약 4조61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고 150개 이상의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토커 부사장은 게이트웨이 랩스 입주 기업 조건으로는 과학적 역량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그는 “과학적 데이터와 신약 기술이 있어야 상호 간의 발전이 가능하다”면서 “치료 접근법(모달리티)이나 적응증에 관계없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내년 7월에는 인천 연수구 삼성바이오로직스 제2바이오캠퍼스에 게이트웨이 랩스가 문을 연다. 미국과 중국에 이은 릴리의 세 번째 개방형 혁신(오픈이노베이션) 거점으로, 연면적 1만2000㎡ 규모의 최신식 시설에 총 30개 기업이 입주하게 된다. 릴리의 과학·치료 분야 전문성과 삼성바이오의 위탁개발(CDMO) 네트워크를 결합해 빠른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입주 기업은 내년 4월부터 모집에 들어간다.

스토커 부사장은 “주요 국제 학술지에서 확인한 한국 바이오텍의 연구 성과와 한국 정부의 확고한 바이오 생태계 투자 의지에 주목했다”면서 “삼성바이오와 협력해 한국 초기 바이오텍이 연구 성과를 개발 단계로 빠르게 연결하도록 지원하고, 국내외 혁신 생태계가 함께 성장하는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샌디에이고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