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텔레콤이 2035년까지 약 1000조원을 투자해 총 15기가와트(GW) 규모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를 전국에 단계적으로 구축한다. 고성능 컴퓨팅 인프라를 선제적으로 확보, 아태지역 AI 인프라 허브로 자리매김한다는 구상이다.
SK텔레콤은 29일 뉴스룸을 통해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발표된 SK그룹의 AIDC 구축 프로젝트의 구체적 내용을 공개했다.
우선 1단계로 전력과 부지가 확보된 울산 등 주요 지역에 5GW 규모를 AIDC를 2029년부터 순차 오픈한다. 1단계 성과와 시장 수요를 토대로 2035년까지 10GW를 추가해 총 15GW로 확대한다.
SK텔레콤은 현재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함께 2027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울산 AIDC를 건설 중이며, 엔비디아와는 차세대 AIDC인 'AI팩토리' 구축 계획을 내놨다.
데이터센터 특성상 처음부터 완전 가동하지 않고 전력·서버·냉각 설비를 늘려가며 가동률을 끌어올리는 램프업 방식으로 운영한다. 구축 부지는 정부·지자체의 지역 균형발전 과제와 전력 수급, 핵심 입주사(앵커 테넌트) 확보 등을 고려해 선정한다.
투자 재원은 SK 자체 투자와 전략적 파트너 투자, 글로벌 고객의 장기 계약, 프로젝트 파이낸싱 등을 통해 1000조원 상당을 조달한다. 투자는 확보된 수요와 전력·부지·인허가 상황에 맞춰 단계적으로 집행한다.
수익모델은 글로벌 빅테크·국내 수요자에게 AI 인프라를 제공하는 AI 특화 코로케이션과,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컴퓨팅 자원을 클라우드로 직접 제공하는 서비스형 GPU(GPUaaS) 기반 AI 컴퓨팅 클라우드 두 축으로 구성된다.
코로케이션 사업은 글로벌 빅테크와 국내 수요자에게 AI 인프라를 제공하는 모델로, GW급 통합 설계를 통해 경쟁력 있는 비용 구조를 확보한다.
AI 컴퓨팅 클라우드 사업은 GPU 등 AI 컴퓨팅 자원을 직접 제공하는 모델로, 고효율 AI 인프라를 기반으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춘다.
SK텔레콤은 “장기·대량 수요를 기반으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가격 및 총소유비용(TCO)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력 수급 안정성에도 심혈을 기울인다. 단기적으로는 확보 가능한 전력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AI 수요를 선제적으로 유치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재생에너지, 에너지저장장치(BESS), 액화천연가스(LNG),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다양한 전력원을 활용해 전력 공급 기반을 확대한다.
이번 대규모 투자 배경에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글로벌 AIDC 시장 상황이 있다. 맥킨지는 글로벌 데이터센터 수요가 매년 19~22% 성장하는 반면 공급이 부족해 2030년 미국에서만 15GW의 공급 부족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나라는 안정적 전력 공급 여건과 고대역폭 메모리(HBM) 생산기지 보유 등 AI 데이터센터 입지로서의 매력도가 높아 글로벌 빅테크 주목을 받고 있다.
SK텔레콤은 “이번 프로젝트는 한국이 AI를 소비하는 국가에서 AI 연산을 수출하는 국가로 전환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AIDC 구축에 AI 칩·메모리부터 에너지·냉각·네트워크 운영까지 첨단 솔루션이 맞물리는 만큼 국내 밸류체인 기업의 동반 성장을 이끌 수 있다는 계산이다. 회사 측은 “확보한 연산 자원을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스타트업에 제공해 제조 AI 등 후방 산업 생태계 확산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