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조달 시장의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중기간경쟁제품)' 지정 제도가 단순히 중소기업의 '생존'을 돕는 울타리를 넘어, 미래 핵심 기술을 개발하고 신사업에 도전할 수 있도록 돕는 '혁신성장의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단순 데스크톱 컴퓨터 조립·생산에 머물렀던 컴퓨터 제조업체들이 중기간경쟁제품 지정을 통해 쌓아 올린 역량과 매출을 연구개발(R&D)에 과감히 재투자하며 인공지능(AI), 엣지 데이터센터, 친환경 망분리 보안, 지능형 안전 시스템 등 고부가가치 첨단 산업으로의 체질 개선에 잇달아 성공하면서다.
국내 주요 중소 PC 제조업체들은 데스크톱 조립·제조 분야에 집중함과 동시에 신규 사업분야 진출을 위해 지속적으로 기술을 고도화시키고 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분야는 차세대 혁신 기술인 AI와 데이터센터 인프라 영역이다. 중소PC 업계는 AI 및 혼합현실 시장 확대를 위한 협약을 체결하는가 하면, 초고령사회 맞춤형 'AI 기반 스마트 경로당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헬스케어 솔루션 분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또한, AI 시장의 핵심 화두인 발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액체냉각 AI 서버 및 워크스테이션' 개발에 나섰으며, 전기차 스테이션 구축용 고성능 서버 인프라, 고출력 전자파 대응 EMP 차폐렉, 리퀴드 쿨링 기반의 '100Kw급 엣지형 데이터센터' 및 차세대 액침냉각 서버 분야 기술 개발에 집중하며 종합 인프라 기업으로 진화 하고 있다.
공공 조달 매출을 기반으로 기술 고도화에 집중해 온 결과, 고부가가치 독자 신제품 개발과 철저한 품질 검증을 통한 강력한 경쟁력을 확보했다. 공공기관의 핵심 화두인 '망 분리(보안)', '온디바이스 AI'를 비롯해 고품질 디스플레이 장비 분야에서 중소기업의 기술력이 대기업 못지않다는 것을 입증해내고 있다.
그동안 축적된 제조 역량과 R&D 투자는 사업 결실로 이어졌다. LED 안내전광판 분야 품질보증 A등급을 획득에 이어, 명암비와 밝기를 획기적으로 개선한 차세대 '미니 LED 전자칠판'을 시장에 선보였다.
여기에 KVM 스위치 기술을 녹여낸 '친환경 물리적 망 분리 내장 미니 PC'를 독자 개발하는 한편, 트리플 모니터 지원이 가능한 '2in1 물리적 망 분리 듀얼 PC'를 출시하며 공공 보안 PC 시장의 기술 표준을 선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에 대해 중기간경쟁제품 제도가 가진 '진정한 순기능'이 발현된 결과라고 분석한다. 단순히 중소기업의 영역을 보호해 주는 수준을 넘어, 대기업과의 체급 차이로 인해 R&D 여력이 없던 중소 제조업체들에게 '기회의 장'과 '자금줄' 역할을 해주었다는 평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기간경쟁제품 지정을 통해 확보된 공공 조달 판로가 중소기업들의 적극적인 R&D 투자와 신사업 진출을 가능하게 만든 핵심 동력”이라며, “컴퓨터 제조업체들이 단순 조립 생태계에서 벗어나 자체 원천 기술을 확보하고 고부가가치 미래 산업 및 고품질 인프라 장비 산업으로 고도화됨에 따라, 국가 산업 전반의 기술 경쟁력이 향상되고 양질의 엔지니어 일자리가 창출되는 선순환 효과를 낳고 있다”고 말했다.
이경민 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