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줌인]반도체 기판 업계, 하반기 납품 단가 인하 압박 우려

생성형 AI 이미지(사진=나노바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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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품 단가 연동제에서 소외된 주요 중견 반도체 기판 제조사들이 하반기 수익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올초 금·구리 등 기판 원자재 가격 급등이 소폭 반영됐던 납품 단가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올 가능성 때문이다. 기판 업계에서는 납품 단가 연동제 확대 적용과 함께 주요 고객사인 반도체 제조사들의 상생 협력을 주문하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반도체 기판 제조사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하반기 기판 납품 단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기판 제조사들은 여전히 금·구리 등 원자재 구매 가격이 높게 형성돼 있고 반도체 초호황기를 고려, 납품 단가 추가 인상을 원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반도체 제조사들은 1분기 기판 납품 단가 인상이 일부 이뤄진 만큼, 하반기에는 재인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영우 한국PCB반도체패키징산업협회 사무총장은 “현재 협상 중인 반도체 기판 제조업체 다수가 고객사로부터 하반기 납품 단가를 깎아달라는 요청을 받고 있다”며 “단가 인하가 현실화할 경우 1분기 상승분이 도로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고객사는 반도체 기판 납품 단가를 평균 3~4% 인상한 것으로 전해진다. 원자재 가격 부담이 너무 큰 기판 제조업계 요구를 어느정도 반영한 결과다. 그러나 금·구리 가격이 조금씩 안정화하면서 단가 인하 쪽으로 협상 방향을 튼 것으로 추정된다. 기판 업계에서는 이르면 다음달부터 납품 단가가 낮춰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를 통해 반도체 제조사는 반도체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그러나 기판 업계는 여전히 높은 원자재 구매 가격과 납품 단가 인하라는 '이중고'에서 벗어나기 어렵게 된다. 이는 기판 업계 성장에 발목을 잡을 것이란 게 중론이다. 수익 둔화로 설비 투자와 차세대 기술 개발이 제한될 수 있어서다.

기판 업계는 우선 납품 단가 인하를 유예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다. 반도체 제조사뿐만 아니라 기판 협력사에도 반도체 초황기 수혜가 확산돼야 상생 발전이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안 사무총장은 “중견 반도체 기판 기업은 국내 반도체 공급망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연결하는 핵심 축으로서 반도체 산업 경쟁력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며 “반도체 제조사들이 지속 가능한 공급망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상생 협력 차원에서 기판 납품 단가를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장기적으로 원가 상승 부담이 누적된 기판 업계가 연구개발(R&D), 생산설비 투자, 품질 경쟁력 강화에 지속적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협력 모델을 구축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반도체 기판은 원자재 가격 변동에 따른 영향이 큰 산업 구조이기 때문이다. 특히 원자재 가격 급등 시 발생한 원가 부담이 기판 제조사에 집중될 경우 투자 여력 감소와 기술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KPCA는 이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납품대금 연동제의 중견기업 확대 적용 검토 원자재 가격 변동 리스크 분담을 위한 제도 개선 △정부·국회·산업계가 참여하는 공급망 상생협력 협의체 구성 △반도체 공급망 핵심 중견기업에 대한 정책 지원 확대 △지속가능한 공급망 경쟁력 확보를 위한 상생협력 체계 구축을 제안했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