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재료연구원(KIMS·원장 최철진) 에너지·환경재료연구본부 김세일 박사 연구팀이 시안화물을 사용하지 않는 산성 은(Ag) 도금액에 폴리테트라플루오로에틸렌(PTFE) 나노입자를 안정적으로 분산시켜 기존 은 도금보다 단단하고 덜 닳는 Ag-PTFE 복합도금 기술을 개발했다.

기존에 동시에 높이기 어려웠던 경도와 저마찰·내마모 성능을 함께 확보한 것으로 전기차 커넥터, 릴레이, 전자부품 접점 등 반복적 접촉과 마찰이 발생하는 부품 수명과 신뢰성 향상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테플론'으로 잘 알려진 PTFE는 부품이 부드럽게 움직이도록 마찰을 줄여준다. 다만 도금액에서 쉽게 뭉치는 데다가 많이 넣을수록 도금층이 약해지는 반면 적게 넣으면 마찰 저감 효과가 충분하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이로 인해 경도와 저마찰 특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것이 기술적 난제로 여겨졌다. 뿐만 아니라 기존 은 도금에 널리 쓰이는 시안화물 도금액은 독성이 높아 작업 안전과 폐수 처리에 부담 또한 존재했다.
연구팀은 도금액에서 쉽게 뭉치는 PTFE 나노입자의 분산을 정밀하게 제어해 은 도금층 경도와 저마찰·내마모 성능을 동시에 높이는 기술을 구현해 내는 데 성공했다.
시안화물을 사용하지 않는 산성 은 도금액은 불소계 계면활성제 FC-4를 적용하고 도금액 산성도와 계면활성제 농도, PTFE 첨가량을 조절해 입자가 서로 달라붙지 않고 은 도금층 안에 균일하게 자리 잡도록 했다. 실험과 분자동역학 시뮬레이션을 통해 계면활성제가 PTFE 입자를 안정적으로 분산시키는 원리까지 규명했다.
고르게 분산된 PTFE는 은 도금층 안에서 고체 윤활제처럼 작용해 마찰을 줄였고 은 결정은 작고 촘촘하게 형성돼 도금층을 더욱 단단하게 했다. 개발된 Ag-PTFE 복합도금층은 순수 은 도금층보다 경도가 약 23% 향상됐으며 0.2 이하의 낮은 마찰계수와 우수한 내마모 성능을 나타냈다.

개발 기술은 각종 부품 수명 연장과 교체 및 정비 비용 절감은 물론 전기차와 전자제품의 장기 신뢰성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 전기도금 시장 또한 2032년 약 272억달러로 성장할 전망으로 고신뢰성 은 도금 기술의 산업적 활용 가치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김세일 선임연구원은 “이번 기술이 적용되면 시안화물 사용 부담을 줄이면서도 반복 접촉 환경에서 더 오래 견딜 수 있는 고기능성 은 도금층을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향후 전기차 커넥터와 전자부품 접점 등 실제 부품에서 성능을 검증하고 대면적·양산 공정으로 확대해 산업 적용 가능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창원=노동균 기자 defros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