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라마 속 '교권보호국'이 현실 제도로 옮겨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경기도교육청이 교권 침해 전담 기구 설치를 공식화했지만, 교원단체 관계자들은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실효성 있는 후속 조치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최근 안민석 경기도교육감은 '교권 보호를 위한 5대 방안'을 발표하면서 교육활동보호국 설치를 공언했다. 교육감 직속 교육활동보호국을 설치하고 △법률 지원 △생활지도 △민원 대응 △긴급 지원 등의 기능을 총괄하겠다는 구상이다.
주요 교원단체는 이 같은 움직임을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은 찬성 입장을 명확히 했다. 김희정 교사노조 대변인은 “각 교육청에는 교권 보호를 위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별도의 국이 필요하다”며 “현재 교권 보호, 학생 분리, 민원 응대 등 업무가 너무 많은 부서로 나뉘어 있어 유기적이고 통합적인 교권 보호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짚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의미 있는 반응”이라고 봤다. 장승혁 교총 대변인은 “무너진 교실 질서와 한계에 달한 교권 추락에 대해 교육감 차원에서 반응을 보이는 것은 교권 보호 제도 구축 측면에서 나름의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역시 교육청이 전담 기구 설치를 통해 문제 해결 의지를 밝힌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현경희 전교조 대변인은 “교육활동 위축과 교권 침해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교육청이 전담기구 설치를 통해 문제 해결 의지를 밝힌 점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교사노조는 올해 4~5월 전국 유·초·중·고·특수학교 교사 718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49.6%(3559명)가 최근 1년 새 학생에게, 47.7%(3424명)는 보호자에게 교권 침해를 당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토론회를 개최한 안민석 경기도교육감 인수위원회 교권회복위원회 측은 “교육활동보호국은 교사 개인이 떠안던 부담을 제도적으로 분산하기 위한 장치”라며 “토론회 결과를 구체적인 추진 방안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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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현실성을 담보하는 실효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데는 세 단체 모두 목소리를 같이했다. 현 대변인은 “교권 침해 문제는 하나의 조직을 만든다고 해결될 만큼 단순하지 않다”며 “악성 민원 대응 체계 정비,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로부터의 제도적 보호, 피해 교사 보호와 가해자 즉각 분리 등이 함께 작동할 때 비로소 실효성을 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각 단체는 실효성 확보를 위한 구체적인 요구 사항을 제시했다. 교사노조는 학교·학생·교사별 맞춤형 교육청 책임제를 핵심 과제로 꼽았다. 김 대변인은 “반복적인 수업 방해나 악성 민원, 아동학대 신고 우려가 발생하면 교육청이 즉시 개입해야 한다”며 “학교 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라고 하지 말고, 직접 현장에 와서 학생 지도·학부모 면담·학급 안정화까지 함께 책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교총은 교육부와 교육청의 역할을 명확히 나눈 이원화 시스템을 제안했다. 교육부 내 기구는 △교육활동 소송 국가책임제 △악성 민원에 관한 교육감 맞고소 의무화 △입법·제도 개선을 이끄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동시에 교육청 단위 기구는 교권침해 사안에 즉각 대응하는 실행 기관으로 기능할 것을 주문했다.
전교조는 △악성 민원 대응 체계를 정비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로부터 교육활동 보호 △교육활동 침해 발생 시 피해 교사 보호 △가해자와의 즉각적인 분리 조치 △정서·행동 위기 학생 지원체계 구축 등 예방과 사후 대응이 모두 가능한 종합 시스템 구축을 요구했다.
이지희 기자 eas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