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하원 “韓, 쿠팡 등 미국기업 차별”…중간보고서 공개

미국 연방하원 법제사법위원회가 한국 정부가 미국계 기업을 차별적으로 규제하고 있다며 중간 조사보고서를 공개했다. 특히 미국 전자상거래 기업 쿠팡을 대표 사례로 지목하며 한국 정부의 조사와 제재가 과도하고 경쟁을 저해했다고 주장했다.

미국 하원 법제사법위원회는 1일(현지시간) '경쟁을 막는 장벽(Closed for Competition): 한국의 미국 소유 기업에 대한 차별적 공격'이라는 제목으로 중간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한국이 오랫동안 외국계 기업에 대해 차별적인 경제 정책을 펼쳐왔다고 주장했다. 과도한 규제와 강압적인 조사, 막대한 과징금 부과 등을 통해 미국 기업의 경쟁력을 약화하고 국내 기업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해 왔다고 강조했다.

위원회는 특히 쿠팡 사례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쿠팡이 수년간 한국 정부와 규제당국의 지속적인 조사 대상이 됐고, 정당성을 갖추지 못한 조사 요구와 영업정지 위협까지 받았다고 주장했다.

美 하원 “韓, 쿠팡 등 미국기업 차별”…중간보고서 공개

아울러 쿠팡 전 직원의 고객정보 유출 사건 이후 한국 정부의 규제가 더욱 강화됐다고 지적했다. 사건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분야까지 다수의 조사와 감독이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또 한국 정부가 쿠팡에 중국 현지에서 데이터 회수 작업을 수행하도록 요구한 뒤 해당 과정에서 정부의 개입 사실을 부인했고, 미국 시민권자인 쿠팡 최고경영자(CEO)를 형사처벌 대상으로 거론하며 압박했다고 적시했다.

한국의 경쟁법과 각종 규제가 혁신적인 미국 기업의 시장 경쟁을 어렵게 만들고 있으며, 국내 플랫폼 기업에 유리한 입법이 추진되고 있다는 평가도 담았다. 쿠팡도 한국 경쟁사와 비교해 불균형적으로 큰 제재와 불리한 규제 집행을 받아왔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한국 정부가 고객정보 유출 사건과 관련한 조사 과정과 사후 대응에 대해서도 국민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했으며 쿠팡의 역할과 정부의 개입 정도를 왜곡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쿠팡 플랫폼을 통해 매년 수십억달러 규모의 상품을 판매하는 미국 기업과 미국 소비자들도 이 같은 규제로 피해를 입고 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한국의 이러한 규제 방식이 미국 기업을 보호해야 하는 최근의 한미 무역협정 취지에도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경쟁법과 각종 규제 제도를 자국 산업 보호 수단으로 활용하는 해외 정부들의 움직임 가운데 하나로 한국 사례를 제시하며 앞으로도 관련 감독과 입법 검토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의회의 중간 조사 결과인 이번 보고서는 법적 구속력은 없다. 하지만 미국 의회가 한국의 기업 규제 환경을 공식적으로 문제 삼았다는 점에서 향후 통상 협의와 디지털 플랫폼 규제 논의 과정에서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한편, 미 하원 법사위는 지난 2월 로저스 대표를 불러 증언을 듣는 등 미국 기업에 대한 한국 정부의 대우를 문제 삼아 적극적으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쿠팡 Inc 관계자는 “미 하원 법사위원회의 조사로 이어진 상황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쿠팡은 다시 한번 한미 동맹 강화와 양국 간 무역 및 투자 촉진에 기여하는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건설적인 해결책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윤희석 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