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군이 이란과의 전쟁에서 주력 무인공격기 MQ-9 리퍼를 최소 45대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쟁 전 미군이 보유했던 리퍼 전력의 약 4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란전이 장기화하면서 미국의 주요 무기와 탄약 재고가 빠르게 줄고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13일(현지시간) 미 정부 관계자 3명을 인용해 미군이 지난 2월 28일 이란과 전쟁을 시작한 이후 최소 45대의 MQ-9 리퍼를 상실했다고 보도했다.
전쟁 전 미군은 공군 165대와 해병대 20대 등 약 185대의 리퍼를 운용했다. 이번 손실은 전체 전력의 약 25%에 해당한다. 미 정보기관이 별도로 운용하는 기체는 집계에서 제외됐다.
리퍼는 미국 제너럴 아토믹스가 개발한 중고도 장기체공 무인기로, 감시·정찰은 물론 정밀타격에도 활용된다. 기체와 탑재 장비에 따라 대당 가격은 3000만~5000만달러(약 425억~710억원) 수준이다. 45대의 손실을 단순 계산하면 최소 13억달러(약 1조8400억원) 규모다.
이번 전쟁에서 리퍼는 주요 해상교통로인 호르무즈해협 일대의 감시와 정밀타격 임무에 집중 투입됐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느린 비행 속도와 낮은 은밀성 때문에 이란군과 예멘·이라크 내 친이란 세력의 방공망에 취약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손실된 리퍼가 모두 격추된 것은 아니다. WP는 일부 기체가 지상 조종사와의 통신이 끊긴 뒤 추락한 사례도 있다고 전했다.
리퍼 전력 감소는 미국의 무기 재고 부담을 보여주는 사례로도 평가된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최근 미국의 핵심 탄약 재고가 '위험할 정도로 부족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NYT)도 이란전으로 패트리엇 방공미사일 재고가 1700발 아래로 떨어졌으며, 아시아와 유럽에 배치된 물량까지 차출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군 지휘관들은 탄약을 아끼기 위해 인명 피해 가능성이 낮은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는 요격을 자제하는 방식으로 비축량을 관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미 공군 내부에서도 리퍼 손실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데이비드 테이버 공군 중장은 지난 5월 상원에서 미군이 보유한 리퍼가 약 135대까지 감소했다며 손실 상황에 우려를 나타냈다.
이란전과 장기화된 우크라이나 지원으로 미국의 무기 재고가 줄어드는 가운데, 생산능력의 한계로 소진된 전력을 단기간에 회복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 국방부는 무기 비축량 부족에 대한 언론 보도를 지속적으로 부인하고 있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