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크라이나 전쟁이 4년째 이어지는 가운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에서 사상한 군인이 200만 명을 넘어섰다는 새로운 분석 결과가 공개됐다.
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같은 날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해 러시아의 사상자가 약 140만 명에 이르며, 이 가운데 이중 사망자는 45만 명 수준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이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이 치른 모든 전쟁에서 발생한 군인 사망자 수를 합친 것보다 약 4배 많은 수치다.
우크라이나군 역시 상당한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전사자 12만5000~15만 명을 포함해 전체 전력 손실이 52만5000~62만5000명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통계는 미국과 영국 정부의 추정치 등 다양한 자료를 종합해 산출된 것이다.
해당 수치는 러시아군의 진격 속도가 매우 더디다는 점을 보여주는 지표로도 해석된다. 일부 전선에서는 하루 전진 거리가 50미터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올해 2월 이후 우크라이나는 남부 전선에서 반격을 전개하며 2023년 이후 처음으로 잃었던 지역보다 더 넓은 영토를 회복한 것으로 평가된다.
보고서는 “2026년 봄 기준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의 점유력이 감소했다”고 밝히며, “4~5월 동안 러시아는 확보한 지역보다 더 많은 영토를 상실해 약 400㎢ 규모의 순감소가 발생했으며, 이는 2024년 8월 이후 처음 나타난 월간 기준 손실”이라고 설명했다.
일론 머스크는 지난 2월 러시아군이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조치를 취한 바 있으며, 이로 인해 우크라이나 측이 일정 부분 전략적 이점을 얻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 조치 이후 우크라이나가 드론 운용에서 일시적으로 숨을 고르며 기동성과 작전 자유도를 높일 수 있었다고 분석한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보다 약 3배 많은 병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인구 규모 측면에서도 지속적인 충원이 가능한 구조를 갖고 있다.
그 결과 우크라이나가 절대적인 손실 수치에서는 적어 보일 수 있지만, 전체 전력 대비 비율로 보면 훨씬 큰 타격을 받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 전선에서는 약 40만 명 규모의 러시아 병력이 약 25만 명의 우크라이나 병력과 대치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러시아는 과거와 달리 대규모 징집 체계를 다시 가동하고, 전과자나 채무자까지 포함해 병력을 확보하며 손실을 보전해왔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신규 입대자에게 금전적 보상을 제공하고, 형사 처벌 대상자에게 사면을 조건으로 입대를 유도하는 방식도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더해 2024~2025년에는 북한이 러시아의 쿠르스크 지역 탈환 작전을 지원하기 위해 1만 명 이상 규모의 병력을 파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고서는 2026년 기준 러시아의 월간 인명 손실이 3만~3만4000명 수준으로, 신규 충원 규모(월 약 2만7000명)를 초과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이번 분석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 개입에서 한발 물러선 기류 속에서 발표됐다. 그는 최근 프랑스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 해당 분쟁이 더 이상 미국의 핵심 우선순위가 아니라는 입장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이 사안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언급하며, “무기 판매를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관여하는 부분은 없다”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은 수십 년간 미국의 안보 우산에 의존해 온 유럽 국가들에 새로운 안보 환경을 인식시키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는 전쟁 당사자들의 막대한 인명 피해를 언급하며 분쟁 종식을 원하는 이유 중 하나로 제시했고, 미국의 역할을 군사적 동맹 의무가 아닌 인도적 차원의 개입으로 재정의했다.
일부 서방 정치권과 우크라이나 지지 세력은 러시아의 확전을 저지하지 못할 경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다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을 위협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편, 보고서는 미국과 유럽이 더 강한 압박을 가하지 않을 경우, 러시아가 큰 손실에도 불구하고 전쟁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