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만에서 뛰어난 미모와 화려한 경력으로 '경찰계의 판빙빙'이라 불리며 유명세를 탔던 여성 경찰이 동료들과 공모해 수사 실적을 조직적으로 부풀린 사실이 드러나 형사처벌 위기에 놓였다.
1일(현지시간) 대만 미러뉴스와 TVBS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타이베이시 경찰청 신이구 소속 여성 경찰 A씨는 공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A씨는 명문 사립대 불문과를 졸업한 뒤 민간기업 비서로 근무하다 2014년 경찰관으로 진로를 바꾼 독특한 이력으로 주목받았다. 경찰인 삼촌과 남동생의 영향을 받아 경찰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경찰학교를 졸업한 뒤 신이경찰서에서 근무했다.
긴 생머리의 청순한 외모와 친화적인 성격, 뛰어난 업무 능력으로 유명세를 탄 그는 경찰 내부 잡지 표지 모델로 등장할 정도로 인지도가 높았고, 온라인에서는 중국 배우의 이름을 따 '경찰계의 판빙빙'이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하지만 화려한 명성 뒤에는 조직적인 실적 조작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대만 경찰은 통상 사건 현장에 직접 참여한 경찰만 공적을 인정받아 포상을 신청할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 내근 업무를 맡았던 A씨는 사건 보고서에 '공동 참여' 형식으로 이름을 올리는 방식으로 실적을 인정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남성 동료들은 호감이나 친분을 이유로 자신들의 검거 실적을 A씨에게 넘겨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방식으로 A씨는 불과 1년 만에 500건이 넘는 표창 실적을 쌓았고, 실제 현장을 누빈 경찰들보다 높은 근무평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내부 불만이 커지면서 익명 제보가 접수됐고, 경찰 감찰이 시작됐다. 조사 과정에서 실적 부풀리기에 가담한 일부 형사들은 사실을 인정했으며, 포상 신청 서류와 절차에서도 다수의 규정 위반이 확인됐다.
신이경찰서는 A씨에게 수여된 500여 건의 표창과 포상을 모두 취소하고 사건을 타이베이지방검찰청에 넘겼다. 경찰은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지 매체는 수사 결과에 따라 A씨는 물론 실적 조작에 가담하거나 이를 묵인한 동료 경찰들까지 공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형사책임을 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신이경찰서는 “실제 공적에 걸맞은 포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를 바로잡겠다”며 “규정 위반 사실이 확인되면 은폐하지 않고 엄정하게 조사해 경찰 조직의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