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경은 몸 곳곳을 한 줄기로 잇는다. 이 때문에 진짜 병변이 아닌 엉뚱한 곳에서 먼저 비명을 지르기도 한다. 이를 '연관통'이라 부른다. 배우 전원주가 최근 호소한 오른쪽 다리 저림 현상의 원인은 고관절도, 노화한 무릎도 아니었다. 엑스레이 검사 결과, 네 번째와 다섯 번째 요추가 내려앉으며 신경을 누르는 척추관협착증이 숨어 있었다.
2일 자생한방병원에 따르면 척추관협착증은 척추 내 신경 통로가 좁아져 압박을 가하는 치명적인 퇴행성 질환이다. 병의 뿌리는 허리에 있지만 주된 증상이 다리 저림이나 엉치 통증으로 나타나 단순 무릎 관절염이나 하지 혈관 질환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잦다.
걸음을 멈추고 허리를 굽히면 통증이 일시적으로 사라져 방심을 유도하지만, 치료를 지체하면 영구적인 신경 손상과 마비를 초래할 수 있다.
고령화 추세와 맞물려 환자 수는 급증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국내 척추관협착증 진료 인원은 2020년 약 165만명에서 2024년 185만명 규모로 4년 새 12%가량 늘었다.
이 중 60대 이상이 전체 환자 80% 이상을 차지했다. 노년층 보행과 일상을 위협하는 핵심 질환으로 자리 잡았다. 10분 이상 걷기 힘들거나 다리 통증이 극심하다면 즉각적인 전문 진단이 요구된다.
문제는 고령 환자의 수술 부담이다. 회복 지연과 경막 손상 등 합병증 위험이 크고, 수술 후에도 통증이 지속되는 척추수술실패증후군(FBSS) 발생률이 30%에 달한다는 문헌 보고도 존재한다.
이에 수술 부작용과 약물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보존적 대안으로 한의통합치료가 주목받는다. 경직된 근육을 푸는 침 치료, 한약재 유효 성분으로 염증 완화와 신경 회복을 돕는 약침, 척추 균형을 바로잡는 추나요법이 병행된다.
치료 효과는 임상 데이터가 입증한다. 국제학술지 '최신의학연구'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진단 1년 내 한의통합치료를 받은 환자군은 그렇지 않은 집단 대비 척추 수술률이 18%, 마약성 진통제 처방률이 19% 유의하게 낮았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의 무작위대조시험(RCT)에서도 약침 치료가 기존 물리치료나 진통제 투여보다 통증 감소 및 일상 기능 회복에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영현 일산자생한방병원 원장은 “다리 저림이나 당김 현상의 근본 원인이 허리 신경 압박에 있을 확률이 높다고 지적했다”며 “발현 부위에 국한하지 않은 정확한 병변 진단과 환자 부담을 덜어내는 보존적 치료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임중권 기자 lim918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