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 정부가 에너지 수송의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통행료를 부과할 계획을 밝히며, 중국을 포함한 우방국에는 특별한 혜택을 제공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AFP 통신 등에 따르면 압돌레자 라흐마니 파즐리 주중 이란 대사는 이날 베이징에서 열린 세계평화포럼 기해회견에서 최근 미국 및 이스라엘과의 분쟁 이후 호르무즈 해협이 이란의 국가 안보 문제로 직결되었다고 강조했다.
파즐리 대사는 “호르무즈가 영해의 일부인 나라로서 우리는 반드시 서비스 수수료를 부과할 것”이라고 앞선 이란 측 주장을 재확인했다. 다만 이는 '통행료'가 아니라 통항 선박에 대한 안전 보장과 감독 및 대규모 선박 운항에 따른 환경 영향 대응의 대가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파즐리 대사는 “우리는 우리에게 우호적이었고 특히 어려운 시기에 우리 곁에 섰던 나라들에 대한 특별대우를 반드시 고려할 것”이라며 특히 중국은 명확히 우호국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구체적인 양보나 감면 조항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이에 따라 오만과의 협조를 바탕으로 해협 관리에 관한 새로운 협정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오만은 최근 이란과 함께 해협 이용료를 걷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호르무즈 해협의 미래 관리 방안을 둘러싼 국제사회의 대립은 팽팽하다. 미국과 걸프 지역 아랍 국가들은 이란과 오만이 해당 수로에 대해 어떠한 통행료도 부과할 권리가 없다고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반면 일부 유럽 국가들은 선박의 국적에 따른 차별을 금지하는 것을 조건으로, 일정 수준의 통행료 부과가 불가피하다는 현실론을 수용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란산 석유의 최대 수입국인 중국은 호르무즈 해협의 원활한 해상 운송이 모든 당사국의 이익에 부합한다며 전 세계 에너지 공급망의 안정을 촉구했다. 중국은 이번 분쟁에 직접 개입하지는 않으면서도, 자국 경제에 미칠 타격을 우려해 동맹국인 파키스탄 등을 통해 우회적인 외교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