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아동 성착취물을 제작하는 범죄가 늘어나자 영국 당국이 부모와 보호자들에게 자녀 사진을 온라인에 공개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3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영국 국가범죄청(NCA)과 인터넷 감시기관 인터넷워치재단(IWF)이 AI를 이용한 아동 성착취물 확산을 막기 위해 새로운 온라인 안전 지침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당국은 부모들에게 자녀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누구나 볼 수 있도록 게시하는 대신 계정을 비공개로 설정하거나, '친한 친구(Close Friends)'와 같은 제한된 대상에게만 공유할 것을 권고했다.
아울러 기존에 올려둔 사진의 공개 범위를 다시 살펴보고, 학교나 체육시설 등에 제출했던 사진 사용 동의 여부도 재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권고는 AI를 악용해 일반 사진을 음란물로 변형하는 '누디피케이션(Nudification)' 범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해자들은 SNS에 공개된 아동 사진을 무단으로 수집한 뒤 AI 기술을 이용해 성착취 이미지를 만들어 유포하거나, 이를 이용해 피해자를 협박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인터넷워치재단(IWF)에 따르면 지난해 적발된 AI 생성 아동 성착취물은 전년 대비 14% 늘었다. 2025년에는 실제 사진과 구별하기 어려운 AI 제작 아동 성착취 이미지와 영상이 총 8029건 확인됐다.
영국에서는 학교 홈페이지에 게시된 학생 사진을 AI로 조작한 뒤 이를 공개하겠다고 학교를 협박한 사건도 발생했다. 또 15세 소녀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이 무단으로 활용돼 얼굴과 침실 모습이 반영된 허위 나체 이미지가 제작됐다며 상담기관에 피해 사실을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NCA의 팀 라이트 관계자는 “대부분의 부모는 자녀 사진이 성착취물 제작에 이용될 수 있다는 점을 예상하지 못한다”며 “SNS 공개 설정을 점검하고, 사진을 볼 수 있는 대상을 확인하며, 가족과 사진 게시에 대해 충분히 상의하는 것만으로도 위험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댄 섹스턴 IWF 최고기술책임자도 “부모에게 아이 사진을 올리지 말라고 권하는 것은 신중한 문제지만, 현재로서는 가장 효과적인 예방법 가운데 하나”라며 “한 번 온라인에 공개된 사진은 완벽하게 통제하거나 보호하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