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ST, 비·안개 등 악천후에서도 제 기능하는 '라이다 센서 커버 광학 코팅 기술' 개발

악천후에서 발생하는 라이다 신호 저하 문제를 보여주는 도식.
악천후에서 발생하는 라이다 신호 저하 문제를 보여주는 도식.

국내 연구진이 비와 안개 등 악천후 환경에서도 자율주행차의 눈 역할을 하는 라이다(LiDAR) 신호를 안정적으로 수신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자율주행차를 비롯해 로봇, 드론, 스마트 윈도우 등 다양한 야외 광학 시스템의 안정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전망이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총장 임기철)은 정현호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 교수팀이 펭귄 깃털 구조를 모사한 '플라즈모닉 나선 구조체'를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이를 활용해 별도의 전력 공급 없이 습기를 제거하고 빗물을 튕겨내는 광학 코팅 기술을 구현했다.

플라즈모닉 나선 구조체는 빛을 흡수해 열을 발생시키는 금속 나노입자와 물방울이 달라붙지 않도록 하는 나선형 미세구조를 결합한 인공 나노구조다. 기존 김서림 방지 코팅과 발수 코팅은 각각 습기 제거 또는 물방울 제거에 특화돼 있어 두 기능을 동시에 구현하기 어려웠다.

기존 광열 코팅은 햇빛을 열로 바꾸는 성능은 우수하지만, 라이다가 사용하는 근적외선 영역의 빛까지 함께 흡수해 센서 신호를 약화시키는 한계가 있었다.

펭귄 깃털 기능 모사 플라즈모닉 나선 구조체.
펭귄 깃털 기능 모사 플라즈모닉 나선 구조체.

연구팀은 극한 환경에서도 체온 유지와 방수를 동시에 수행하는 펭귄 깃털 구조에서 해답을 찾았다. 국립생태원 동물관리연구실 전시동물부로부터 제공받은 펭귄 탈락 깃털 시료를 분석한 결과, 펭귄 깃털 속 나노미터(㎚) 크기로 빛을 흡수해 색을 나타내거나 열을 발생시키는 역할을 하는 '멜라노좀'을 것을 확인했다.

이러한 원리를 바탕으로 구리(Cu) 나노입자가 포함된 3차원(3D) 실리카(SiO₂) 나선 구조의 플라즈모닉 나선 구조체를 개발했다. 이 구조는 빛을 흡수해 열을 발생시키는 동시에 물방울의 부착을 억제해 습기 제거와 발수 기능을 동시에 수행한다.

플라즈모닉 나선 구조체가 적용된 코팅은 자율주행 라이다가 사용하는 근적외선(905㎚) 영역에서 80% 이상의 투과율을 유지하면서도 햇빛만으로 습기를 빠르게 제거할 수 있었다. 일반적인 일조 조건에서 표면 온도는 약 9.3℃ 상승했으며, 맺힌 습기는 6초 이내에 제거됐다. 실제 야외 라이다 실험과 내구성 평가에서도 안정적인 신호 수신 성능과 우수한 광학·발수 성능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현호 교수는 “실제 차량용 센서 커버에 적용 가능한 성능과 내구성을 확보했다”며 “별도의 전력 공급 없이 햇빛만으로 습기 제거와 발수 기능을 동시에 구현하면서도 라이다 신호를 저해하지 않는 새로운 개념의 광학 플랫폼을 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뒷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정현호 교수, 김도은 박사후연구원, 김규린 석박통합과정생, 이주형 석박통합과정생.
뒷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정현호 교수, 김도은 박사후연구원, 김규린 석박통합과정생, 이주형 석박통합과정생.

전남광주=김한식 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