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 배터리 없이 바람 세기 측정하는 자가발전 센서 개발

경희대 신소재공학과 최석원 교수와 기계공학부 최동휘 교수 연구팀이 별도의 배터리나 전원 장치 없이 바람의 세기를 색 변화로 즉각 알려주는 자가발전형 풍속 지시계를 개발했다. 사진 왼쪽부터 최석원, 최동휘 교수, 조수민 박사, Soban Ali Shah.(사진=경희대)
경희대 신소재공학과 최석원 교수와 기계공학부 최동휘 교수 연구팀이 별도의 배터리나 전원 장치 없이 바람의 세기를 색 변화로 즉각 알려주는 자가발전형 풍속 지시계를 개발했다. 사진 왼쪽부터 최석원, 최동휘 교수, 조수민 박사, Soban Ali Shah.(사진=경희대)

경희대학교는 최석원 신소재공학과 교수와 최동휘 기계공학부 교수 연구팀이 별도의 배터리나 전원 장치 없이 바람의 세기를 색 변화로 즉각 알려주는 자가발전형 풍속 지시계를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소재 분야 국제 학술지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IF=19.9, JCR 상위 4.2%)'에 최근 게재됐다.

대부분 풍속 센서는 전자회로와 배터리, 별도의 전원 공급 장치가 필요해 건물·농업 시설, 해양 구조물, 산악 지역처럼 배전이나 배터리 교체가 어려운 곳에 설치하기 어렵다. 사물인터넷 기반의 환경 모니터링이 확산하고 있지만, 늘어나는 센서에 일일이 전원을 공급하고 배터리를 교체하는 일도 부담이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바람 자체로 전기를 만들고, 그 전기로 정보까지 표시하는 무전원 센서 개발에 나섰다.

연구팀은 작은 기계적 움직임에서도 비교적 높은 전압을 만드는 마찰전기 나노 발전기와 전기장에 따라 색이 변하는 차세대 광 기능성 액정 소재를 결합했다. 액정이 색을 바꾸는 데 필요한 전압과 주파수 조건을 분석하고, 이에 맞는 회전형 나노 발전기를 설계했다.

바람에 의해 회전부가 움직이면 내부의 마찰전기 소자가 전기를 만들고, 이 전기가 액정 셀에 전달돼 액정 분자의 배열을 바꾸는 방식이다. 빨강, 초록, 파랑, 투명 상태로 이어지는 다단계 색 변화가 실시간으로 나타나며, 사용자는 복잡한 계측 장비 없이도 바람의 세기를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그동안 마찰전기와 액정을 결합한 연구는 대개 액정이 투명해지거나 불투명해지는 정도의 단순한 상태 변화에만 머물러 있었다. 공동 연구팀은 마찰전기 나노발전기를 단순한 전력 생산 장치가 아니라 액정 소재를 직접 구동하는 에너지원으로 활용했다.

최 교수는 “기존 에너지 하베스팅 연구가 얼마나 많은 전기를 만들 수 있는가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연구는 만들어진 전기를 기능성 소재와 직접 연결해 새로운 정보로 표현할 수 있는가를 보여준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바람에만 국한되지 않고, 다른 역학 에너지만 있다면 스스로 작동할 수 있어 친환경·저전력 센서 시장에서 활용 가치가 크다. 정부가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12대 국가전략기술과도 연계되는데 액정 기반 색 표시 및 광학 제어 기술은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와 배터리 없이 주변 환경을 감지·표현하는 센서 기술은 첨단로봇·제조, 차세대 통신, 인공지능 기반 사물인터넷 시스템의 핵심 요소와 맞닿아 있다.

최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경희대가 자가발전 전자소자, 스마트 디스플레이의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는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며 연구 의의를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중점연구소사업, 한우물파기 기초연구사업과 기후에너지환경부·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인력양성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조호현 기자 hoh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