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성패 가르는 '택소노미'…데이터 설계가 경쟁력 된다”

서광덕 씽킹AI 지사장
서광덕 씽킹AI 지사장

기업들의 인공지능(AI) 전환(AX) 속도가 빨라지고 있지만 막상 AI를 도입한 기업들 사이에서는 AI 챗봇이 엉뚱한 답변만 늘어놓는다거나 일관성이 없다는 푸념이 나온다. 이러한 저조한 AX 만족도 원인을 AI가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데이터를 설계하는 '택소노미(Taxonomy)' 구축에서 찾아야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서광덕 씽킹AI 한국지사장은 “많은 기업이 AI 프로젝트 실패 이유를 모델 성능에서 찾는다”면서 “하지만 대부분은 데이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AI 프로젝트 실패 사례를 가장 많이 만들어내는 원인으로 '데이터 분류 체계 부재'를 꼽았다.

서 지사장은 “같은 구매 행동이라도 신규 결제인지, 구독 갱신인지, 추가 구매인지 의미가 모두 다르다”며 “사람은 전후 맥락으로 구분하지만 AI는 글자 그대로만 읽기 때문에 처음부터 수집 이름과 저장 구조를 미리 약속하지 않으면 활용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구분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택소노미'다. 택소노미의 사전적 의미는 '분류 체계'로 어떤 대상을 규칙적으로 분류, 정리하거나 그 분류 체계를 설계하는 행위 자체를 의미한다. 기존에는 데이터 분석이나 마케팅 분야에서 주로 활용됐지만 최근 AI 분야에서도 택소노미의 중요성이 높아졌다.

서 지사장은 실제 기업 현장에서 택소노미 구축 과정에서 세 가지 문제가 반복적으로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우선 설계의 방향을 정했다고 해도 세부적인 사항, 즉 이벤트를 어떻게 나누고 어디부터 속성으로 처리할지 결정하는 설계 역량의 문제가 있다. 또 서비스가 성장하면서 새로운 데이터를 쉽게 추가할 수 있도록 확장성도 고려해야한다. 설계 내용을 반드시 문서화해야 한다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다.

그는 “담당자가 퇴사하거나 부서를 옮기는 경우 남은 사람들은 '이 이벤트가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다시 추측해야 한다”며 “실제로 많은 기업이 합의된 문서 없이 만들어진 택소노미를 관성적으로 쓰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씽킹AI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AI를 데이터 설계 단계부터 활용하고 있다. AI가 데이터 구조화와 문서화 등 반복 작업을 먼저 수행하고, 고객 성공팀이 핵심성과지표(KPI)와 비즈니스 맥락을 확인해 나머지를 채누는 방식이다.

서 지사장은 “기존에는 택소노미 설계에 짧게는 수일에서 수십일까지 걸렸다”면서 “지금은 택소노미 설계 과정부터 AI 에이전트와 협업하면서 몇 시간 안에 마무리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0년간 데이터 분석 플랫폼을 운영하며 축적한 경험이 없었다면 AI에게 이 작업을 맡기는 것도 불가능 했을 것”이라며 “택소노미 설계부터 데이터 거버넌스 구축까지 AI가 참여하는 방식으로 기업이 더 빠르고 쉽게 AI 도입을 완성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