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재정전략회의]李 대통령, 전기요금 체계 개편 논의 시사…“정책토론 해보자”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산업용과 가정용 전기요금 역전 현상 등을 비롯한 전기요금 체계 개편 문제를 공개적으로 논의 테이블에 올렸다. 재생에너지 확대로 전력이 남는 시간에는 요금을 낮추고 수요가 몰리는 시간에는 요금을 높이는 시간대별 요금제 확대와 함께, 산업용 전기요금 경쟁력, 취약계층 지원 방안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1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으로부터 '첨단산업 전력·용수 공급을 위한 인프라 혁신전략'을 보고받던 중 “피크타임 외에는 엄청 전력이 남아도는 상황인데 발전을 통제하느라 재생에너지 공급도 받지 않고 풍력발전을 세워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력이 남아도는 시간에는 싸게, 피크시간 부족해 보이는 때는 비싸게 전기요금 체계를 바꿔야 한다”며 “(부처는) 탄력요금제를 준비하고 있느냐”고 물었다.

김 장관은 “올해 초 시간대별 요금제를 일부 개편해 태양광 발전량이 많은 낮에는 요금을 낮추고 피크시간에는 높이는 방식으로 바꿨다”며 “다만 현재는 산업용에만 적용되고 가정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이 시간대별요금제의 가정용 확대 여부를 묻자 김 장관은 “제주부터 시작해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문답은 이후 전기요금 체계 전반으로 이어졌다.

김 장관은 “국제적으로는 산업용 전기요금이 가정용보다 저렴한 경우가 많아 기업의 국제 경쟁력을 뒷받침하고 있다”며 “반면 우리나라는 산업용 평균 전기요금이 180원 수준으로 가정용(160원대)보다 높고, 중국의 산업용 전기요금(120원 수준)보다도 비싸 철강과 석유화학 등 전력 다소비 업종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물가 부담이나 국민 소득 문제가 없다면 가정용 전기요금을 조정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언급하면서도 “서민들의 전기요금 부담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기요금 체계만으로는 고소득층과 저소득층을 구분하기 어려운 만큼 저소득층은 바우처 방식으로 지원하는데 그치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나중에 정책토론을 해봐야겠다”고 말하며 전기요금 체계 전반에 대한 추가 논의를 예고했다. 이날 논의는 3대 메가프로젝트 지원책이 전기요금 체계 개편으로도 연결되었다는데 의미가 있다. 그동안 산업계에서는 산업용 전기요금의 역전현상과 해외 대비 높은 요금체계를 두고 상대적 경쟁력 저하를 우려해 왔었다.

공기열 히트펌프 보급 확대 필요성도 논의됐다.

이 대통령은 “히트펌프를 도입하려면 낮에는 전기요금이 싸고 밤에는 비싸야 효율성을 살릴 수 있다”며 시간대별 요금체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장관은 “요금체계를 조정하지 않으면 효율성이 크게 개선되기 어렵다”며 “현재 가정용은 누진제로 인해 낮과 밤의 가격 차이가 없어 이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이날 기후부는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 등 첨단산업의 전력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재생에너지와 원전을 조화롭게 확대하고,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BESS), 양방향 전력망, 시간대별 요금제 등 수요관리 체계를 함께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첨단산업 전력·용수 공급을 위한 인프라 혁신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원자력발전소 추가 건설을 검토한다는 입장도 공식화했다.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 용량을 100GW로 늘리면서 원전을 확대하는 '에너지믹스'를 가속화한다.

김 장관은 “전력 수요 급증에 대응하고 기저 전원을 안정화하기 위해 전문가 의견 수렴과 대국민 공론화를 거쳐 신규 원전과 소형모듈원자로(SMR) 도입 여부를 결정,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하겠다”고 언급했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