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표준 디지털배지가 국내 도입 5년 만에 대학을 넘어 초·중·고교, 교원 연수, 기업 인사관리(HRD)까지 활용 영역을 넓히고 있다.
13일 레코스(LecoS)에 따르면, 대학 비교과 프로그램과 마이크로디그리 인증에서 출발한 디지털배지는 학생이 무엇을 배웠는지를 넘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수단으로 주목받아 왔다. 이후 사이버대학과 전문대학, 평생교육기관, 공공기관, 교육청 등으로 활용 범위가 빠르게 넓어졌다.
가장 큰 변화는 K12 영역에서 나타난다. 서울시교육청은 학생의 독서 활동과 성장 과정을 디지털배지로 인증하는 독서배지 정책을 확대하고 있다. 독서를 통한 이해와 탐구, 토론, 문제 해결 과정까지 인증하는 방식이다. 향후 진로와 동아리, 봉사, 인공지능(AI) 활용 등 다양한 학생 활동으로 확산 가능성도 거론된다.
교원 연수 분야 도입도 확산하고 있다. 인천시교육청은 교원이 이수한 연수와 역량을 국제표준 기반 디지털 증명서로 관리하기 시작했다. 이수 시간 중심이던 연수 관리가 실제 역량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는 평가다.
레코스도 대학 비교과·마이크로디그리 인증을 시작으로 교육청과 공공기관, 평생교육, 기업교육까지 활용 영역을 확장해왔다.
업계에서는 향후 기업 HRD가 다음 시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AI 확산으로 직무가 빠르게 재편되면서 기업이 지원자의 실제 역량을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학위나 자기소개서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개인의 다양한 학습 경험을, 국제표준 디지털배지가 연결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향후 시장의 성패가 △국제표준 △신뢰성 △상호운용성 △실제 활용 등 네 가지 요소에 달려 있다고 본다. 학교에서 받은 배지를 대학이, 대학에서 받은 배지를 기업이 검증할 수 있어야 하고, 발급 건수보다 실제 진학과 취업, 인사에 얼마나 활용되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생성형 AI로 누구나 그럴듯한 자기소개서를 쓸 수 있게 되면서, 누가 어떤 기준으로 역량을 검증했는지를 보여주는 디지털배지의 가치도 함께 주목받는다.
노원석 레코스 대표는 “지난 5년이 국제표준 디지털배지를 대학과 교육 현장에 정착시키는 시간이었다면, 앞으로 5년은 배지에 담긴 역량 데이터가 진학과 취업, 직무 배치로 연결되는 시간이 돼야 한다”며 “대학이 아무리 좋은 배지를 발급해도 기업이 채용과 인사에서 활용하지 않으면 생태계는 완성될 수 없다”고 기업 활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조호현 기자 hoh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