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텔레콤이 미국 버라이즌, 중국 차이나모바일과 함께 글로벌 자율 네트워크의 주요 적용 사례로 제시됐다. 통신사의 인공지능(AI) 경쟁도 기술 개발 계획과 투자 규모를 넘어 실제 네트워크 적용 수준과 운영 성과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다.
1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미국 통신시장 전문 분석업체 MTN컨설팅은 최근 공개한 '무인 네트워크(The Unmanned Network)' 보고서에서 SK텔레콤과 버라이즌, 차이나모바일의 자율 네트워크 성과를 주요 사례로 소개했다.
MTN컨설팅이 언급한 주요 통신사 중 국내 사업자는 SK텔레콤이 유일하다. MTN컨설팅은 SK텔레콤이 현재 자율 네트워크 플랫폼과 AI 에이전트 1000개 이상을 자체 개발해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버라이즌은 네트워크 운영 과정에서 7000만건의 자동 변경을 수행했고, 차이나모바일은 AI와 자동화 기술을 적용한 대규모 활용 사례 21개를 확보했다.
공개 지표가 서로 달라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세 회사 모두 AI를 실제 네트워크 운영에 적용하고 성과를 수치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국내 통신사 가운데 주요 사례에 포함된 곳은 SK텔레콤 유일하다.
통신업계 자율망 경쟁은 개별 업무 자동화에서 네트워크 운영 전반을 AI로 재편하는 방향으로 확대되고 있다. 장애 감지와 품질 분석을 지원하는 수준을 넘어 AI가 네트워크 상태를 파악하고 필요한 조치를 수행하는 체계 구축이 주요 과제로 부상했다.
SK텔레콤은 개별 기능 자동화를 넘어 네트워크 운영 체계 전반을 AI 중심으로 개편하고 있다. 지난달 열린 'DTW 이그나이트 2026'에서는 운영 업무 프로세스 재정의 △데이터 온톨로지 구축 △차세대 운영지원시스템(OSS) 전환 △AI 에이전트 표준화를 4대 실행 영역으로 제시했다.
이를 기반으로 사람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시스템이 네트워크 상황을 분석해 독립적으로 판단하는 자율 네트워크 레벨4 달성을 추진한다. 서로 다른 장비와 AI 에이전트를 함께 운용할 수 있도록 글로벌 표준 기반의 운영 체계도 구축할 계획이다.
통신사 인력 감소와 운영 효율화 요구도 AI 도입을 확대하는 배경으로 꼽힌다. MTN컨설팅에 따르면 세계 통신업계 인력은 연간 약 2% 감소하고 있다. AI가 인력 감소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지만, 제한된 인력으로 대규모 네트워크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자동화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통신사의 AI 경쟁은 투자 규모나 중장기 계획을 중심으로 평가돼 왔다”며 “앞으로는 얼마나 많은 AI 에이전트를 실제 시스템에 배치했고, 이를 통해 어떤 업무를 자율화했는지가 경쟁력을 판단하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궁경 기자 nk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