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POP은 지난 20여 년간 끊임없이 변화를 거듭해왔다. 아이돌 그룹의 대형화, 글로벌 시장 진출, 팬덤 참여형 시스템 등은 이제 익숙한 풍경이다. 그러나 그 가운데서도 아이덴티티(idntt)의 등장은 독특하다. 24인조라는 초대형 그룹 시스템, 유닛별 단계적 데뷔, 스트리트 컬처와 힙합을 기반으로 한 음악적 정체성, 그리고 팬덤 참여형 운영 방식까지. -물론 이는 모드하우스의 트리플에스(tripleS)로 시작한 실험이기도 하다. 아이덴티티(idntt)는 단순히 새로운 보이그룹이 아니라, K-POP이 어디까지 도전할 수 있는지, 그리고 실험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명확한 사례다. 특히나 'itsnotover' 발매는 아이덴티티(idntt) 앞으로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순간이다.
◆ 아이덴티티(idntt) : 청춘의 다층적 서사
아이덴티티(idntt)의 가장 큰 특징은 유닛별 데뷔를 통해 그룹의 정체성을 구축해왔다는 점이다. unevermet은 우연과 설렘을 노래하며 청춘의 시작을 알렸다. 이어 yesweare는 '우리가 곧 젊음'이라는 선언을 통해 자기 긍정과 당당한 태도를 드러냈다. 최근의 itsnotover는 끝나지 않을 청춘의 패기를 담아내며, 성장과 도전의 서사를 이어갔다. 각 유닛은 독립적인 메시지를 지니면서도, 전체적으로는 '정체성(identity)'이라는 큰 주제에 맞닿아 있다. 이번 컴백은 이 세 흐름을 통합하며, 20명 체제의 확장된 음악 세계를 드러냈다.

◆ 아이덴티티(idntt) : 청춘의 불안과 에너지
아이덴티티(idntt)의 음악은 단순히 메시지에 머물지 않는다. 실제 곡들은 청춘의 불안정성과 에너지를 사운드로 구현한다.
새 앨범 'itsnotover'의 타이틀곡 'Kids Return'은 빠른 비트와 반복적인 신스 루프가 곡 전체를 관통하며, 청춘이 가진 끊임없는 움직임과 불안정한 리듬을 상징한다. 후렴구에서 터져 나오는 보컬은 단순한 멜로디가 아니라, '돌아오지 않는 시간'에 대한 절규처럼 들린다. 곡의 구조는 전형적인 K-POP의 기승전결을 따르지 않고, 불안정한 전개를 통해 청춘의 예측 불가능성을 드러낸다.
'itsnotover'를 구성한 모든 곡들이 각각의 개성과 매력을 갖고 있지만, 한곡만 더 짚어보자면 'Trainspotting'을 꼽고 싶다. 날카로운 기타 리프와 무거운 베이스가 곡을 지배하는데, 이는 청춘의 위태로움과 동시에 파괴적 매력을 표현한다. “멈추지 않는 달리기”라는 반복은 청춘의 아름다움과 위험을 동시에 드러내며, 후반부의 사운드 폭발은 제어되지 않는 에너지가 터져 나오는 순간을 상징한다.
이처럼 아이덴티티(idntt)는 단순히 청춘을 노래하는 것이 아니라, 청춘의 불안정성과 에너지를 사운드로 구현한다. 음악을 통해 청춘의 다양한 얼굴을 탐구하며, 그 불안정성과 에너지를 동시에 포착한다.
◆ 아이덴티티(idntt) : 스트리트 컬처와 K-POP의 결합
아이덴티티(idntt)의 음악적 정체성은 스트리트 힙합과 자유분방한 그루브에 있다. 기존 K-POP의 정형화된 퍼포먼스와 대비되는 이들의 스타일은 예측 불가능한 전개와 긴장감을 만들어낸다. 이는 단순히 장르적 차용이 아니라, 스트리트 컬처의 '자유와 충돌'을 K-POP 문법 안에 녹여낸 실험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스타일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는다는 것이다. 스트리트 힙합과 록 기반 사운드는 이미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언어다. 아이덴티티(idntt)는 이를 K-POP의 퍼포먼스와 서사 구조와 결합해, 새로운 형태의 글로벌 청춘 서사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는 단순히 음악적 실험이 아니라, K-POP이 세계와 소통하는 방식의 확장이다.

◆ 아이덴티티(idntt) : 글로벌 진화의 현장
모드하우스는 트리플에스(tripleS) 이후 아이덴티티(idntt)를 통해 대규모 그룹 시스템을 확장했다. 팬 투표 시스템 그래비티(Gravity)를 통한 유닛 활동은 팬덤 참여형 모델로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팬들은 단순히 소비자가 아니라, 그룹의 활동 방향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주체가 된다. 이는 팬덤과 아티스트 관계의 새로운 모델로서, K-POP 산업의 미래를 가늠하게 한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대규모 그룹이 갖는 비주얼적 스펙터클과 다양한 음악적 시도가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20명 이상의 멤버가 만들어내는 무대는 그 자체로 압도적인 시각적 경험을 제공한다. 동시에 유닛별 활동은 다양한 장르와 메시지를 소화할 수 있는 유연성을 확보한다. 이는 글로벌 팬덤의 다양한 취향을 충족시키는 전략적 포지셔닝이다.
특히 스트리트 컬처 기반의 음악은 글로벌 청춘 서사를 확장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힙합과 록 기반 사운드는 이미 강력한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아이덴티티(idntt)는 이를 K-POP의 퍼포먼스와 결합해, 새로운 형태의 글로벌 청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 중이다.
◆ 아이덴티티(idntt) : K-POP 도전과 실험의 최전선
아이덴티티(idntt)의 새 앨범 'itsnotover'는 유닛별 음악 진화, 스트리트 컬처와 K-POP의 결합, 글로벌 전략이 맞물린 지점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아이덴티티(idntt)는 K-POP이 어디까지 실험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그룹이다. 청춘의 다양한 얼굴을 단계적으로 탐구하고, 스트리트 감성을 전면에 내세우며,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전략을 펼친다. 이는 단순한 컴백이 아니라, K-POP 시장에서 새로운 실험을 이어가는 대규모 그룹의 도전이자, 글로벌 무대에서 자신들의 정체성을 선명하게 드러내는 과정이다.
K-POP은 늘 새로운 실험을 통해 진화해왔다. 아이덴티티(idntt)의 컴백은 그 실험의 최전선에 있다. 이번 컴백을 통해 우리는 K-POP이 청춘을 어떻게 재해석하고, 스트리트 컬처와 어떻게 충돌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어떤 새로운 서사를 만들어낼지를 목격하게 될 것이다. 아이덴티티(idntt)는 단순한 그룹이 아니라, K-POP의 미래를 탐구하는 프로젝트다. 그리고 그 미래는 지금, 바로 이들의 도전에서 시작한다.
이금준 기자 (auru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