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끄러운 초밥집에서 '금붕어' 키우는 건 동물학대” 아르헨티나 법원 판결

아르헨티나의 한 초밥 레스토랑에서 키우던 금붕어 페데와 마구이. 사진=하울라스 바시아스
아르헨티나의 한 초밥 레스토랑에서 키우던 금붕어 페데와 마구이. 사진=하울라스 바시아스

아르헨티나에서 초밥집 유리 진열장에 방치됐던 금붕어 두 마리가 법원으로부터 '지각 능력 이 있는 권리 주체'로 인정받았다. 법원은 이 같은 사육 환경이 동물 학대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14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한 초밥 레스토랑이 외관 수조에서 키우던 금붕어 '페데'와 '마구이'가 이번 사연의 주인공이다.

두 마리의 금붕어는 레스토랑 외관 유리 진열장 안, 40리터짜리 수조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문제는 이 수조가 햇볕과 거리 소음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었기 때문에 이를 발견한 시민단체가 동물 학대 처벌법 위반으로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소송을 제기한 종차별 반대 NGO 단체인 '하울라스 바시아스'의 구조 전문가는 “유리 진열장에 물고기 두 마리를 넣어두는 것은 북극곰 두 마리를 사우나 안 우리에 가두는 것과 같다”라며 열악한 환경을 지적했다.

법원은 단체의 손을 들어주며 물고기들을 더 적합한 환경으로 옮기도록 명령했다. 이에 따라 금붕어들은 전문가의 보살핌 아래 2500리터 규모의 대형 수조로 안전하게 이주했다.

이전까지 사람 이외의 동물은 법률 체계에서 단순한 '재산'이나 '물건'으로 취급돼 왔다. 이웃집 개를 다치게 했다면, 생명체에 대한 가해가 아닌 자동차처럼 타인의 소유물을 훼손한 '재물손괴'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지난 2005년 브라질에서 침팬지 '수이자'를 위해 최초의 인신보호 청원이 제기된 것을 시작으로, 동물을 사물이 아닌 법적 주체로 인정하려는 시도가 전 세계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번 금붕어 판결 역시 흔히 반려되거나 방치되기 쉬운 어류에게까지 동물 보호와 존엄성의 범위를 확대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