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년 전 미국 뉴저지주의 한 가정집 지붕을 뚫고 추락한 운석이 초기 태양계의 수수께끼를 풀 수 있는 열쇠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이 운석에서는 지구 생명체에서 발견되지 않는 독특한 아미노산이 대거 검출돼 학계의 관심이 쏠렸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하 나사) 고다드 우주비행센터와 SETI 연구소 등이 참여한 국제 연구진은 15일(현지시간)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를 통해 뉴저지주 힐스버러에 떨어진 운석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CNN 방송에 따르면, 해당 운석은 지난 2024년 7월 16일 시속 약 5만 1500km의 속도로 지구 대기권에 진입했다. 뉴욕 자유의 여신상 남쪽 상공을 지나며 강력한 소닉붐을 유발한 뒤 고도 35.4km에서 공중 분해되었으며, 이 중 무게 약 1kg의 파편 하나가 힐스버러의 한 주택 안방 천장을 뚫고 떨어졌다.
다행히 운석이 천장을 뚫고 떨어지는 과정에서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발견이 더욱 가치 있는 것은 집주인의 발빠른 대처 덕분이다. 집주인은 비가 내리기 전 서둘러 지붕을 보수하는 한편, 일회용 장갑을 낀 채 알루미늄 호일과 유리병을 활용해 침대와 카펫에 흩어진 운석 파편과 가루를 신속하게 수거했다. 연구진은 “대기 중의 수분을 쉽게 흡수하는 다공성 운석의 특성상, 집주인의 빠른 대처가 없었다면 지구 환경에 노출되어 심하게 오염됐을 것”이라며 해당 표본이 원형을 유지한 '청정 샘플'로 보존될 수 있었던 이유를 밝혔다.
분석 결과, 이 '힐스버러 운석'은 초기 태양계의 잔해물인 'CM 계열 탄소질 콘드라이트'로 분류됐다. 특히 물에 의한 변성 정도가 중간 단계인 'CM1/2' 유형으로, 인류가 목격하고 수거한 운석 중 이 유형을 원형 그대로 연구하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진은 운석 내부에서 단백질의 기본 구성 성분인 아미노산 복합체를 검출하는 데 성공했다. NASA 고다드 우주비행센터의 대니 글래빈 선임연구원은 “검출된 아미노산의 대부분은 지구 생명체에는 존재하지 않거나 극히 드문 형태”라며 “이는 명백한 외계 기원”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운석에서는 과거 소행성 내부의 얼음물이 증발하면서 남긴 높은 농도의 나트륨 등 소금 성분과 유기 탄소도 함께 발견됐다. 이는 소행성 내부에서 생명체 탄생에 필수적인 화학 반응이 일어났음을 시사한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캐나다 웨스턴 대학교의 피터 브라운 교수는 “물이 어떻게 원시 운석을 변화시켰는지 이해하는 것은 지구 생명체의 기원을 밝히는 우주생물학 연구에 매우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현재 힐스버러 운석 파편은 미국 뉴욕의 미국자연사박물관에 보존되어 추가 연구가 진행 중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발견이 과거 우주로부터 떨어진 운석들이 초기 지구에 생명체의 씨앗이 되는 유기물을 공급했을 것이라는 가설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증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