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40조 성과급' 주총 승인 받아라”…소액주주들, 국민연금 압박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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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특별경영성과급 지급 방안을 둘러싸고 소액주주들이 국민연금에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노사가 합의한 성과급 지급안은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야 하는 사안이라며 주요 주주인 국민연금의 수탁자 책임 이행을 요구한 것이다.

16일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ACT)'는 삼성전자 주주들의 서명을 모아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에 주주서한을 오는 20일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20만7724주를 보유한 주주 424명이 서한에 참여했으며, 액트는 19일까지 추가 전자 서명을 받을 계획이다.

서한에는 삼성전자 노사가 체결한 '2026년 임금협약 및 성과급 잠정합의서'가 주주총회 승인 절차 없이 시행되는 데 대한 우려가 담겼다.

앞서 삼성전자 노사는 반도체 부문을 대상으로 사업 성과의 10.5%를 재원으로 하는 특별경영성과급을 신설하고, 향후 10년간 자사주 형태로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액트는 기존 인센티브까지 포함하면 성과급 재원이 사업 성과의 약 12%에 달하며, 올해 실적 기준으로 연간 최대 40조원이 주주총회 승인 없이 지급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액트는 노조가 조합원 총투표를 통해 합의안을 비준하는 것처럼 회사 역시 주주총회를 통해 주주의 의사를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추진 중인 성과급 지급 시 이사회 의결 의무화 방안에 대해서도 “이사회 의결만으로는 부족하며 주주총회 승인까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액트는 “수백억원 규모의 이사 보수 한도도 주주총회 승인을 받는데 수십조원 규모의 성과급을 이사회 결정만으로 집행하는 것은 상법 취지에 맞지 않는다”며 “주주의 몫인 영업이익이 장기간 주주 승인 없이 지급되는 것은 절차적 정당성을 갖추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국민연금을 향한 경고도 담겼다. 액트는 “국민연금은 삼성전자의 주요 주주이자 국민의 노후자산을 운용하는 수탁자로서 주주가치 훼손을 막을 책임이 있다”며 “막대한 국부 유출 우려에도 수탁자 책임을 다하지 않고 방관한다면 의무를 해태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액트는 임시주주총회 소집도 추진할 계획이다. 주주명부가 확보되는 이달 말부터 지분을 많이 보유한 주주들을 대상으로 임시주총 참여를 독려하는 우편물을 발송할 예정이다.

다만 실제 주주권 행사까지는 적지 않은 장벽이 있다. 현재 서한에 참여한 지분은 삼성전자 전체 발행주식의 0.01%에도 미치지 못한다. 현행 상법상 주주제안을 위해서는 0.5% 이상의 지분이,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청구하려면 6개월 이상 보유한 1.5% 이상의 지분이 필요하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