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에서 '폭군의 셰프' 등 한국 드라마를 비롯한 외부 영상물을 비밀리에 시청하던 청년들이 당국 안전부에 체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15일 북한 전문 매체 데일리NK는 평안남도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달 말 평성시에서 한국 드라마 등 이른바 '불순녹화물'을 시청해 온 청년 2명이 안전원에 의해 현행범으로 체포되어 조사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두 사람은 학창 시절부터 절친한 사이로, 수년간 단둘이 외부 영상물을 시청해 오다 지난 6월 중순 또 다른 친구 1명을 집으로 초대해 영상을 함께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시청한 영상물은 지난해 한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폭군의 셰프'로, 북한 청년들 사이에서는 '왕의 요리사'라는 이름으로 유포되고 있었다.
화려한 궁중 요리와 남녀 주인공의 로맨스를 다룬 이 드라마는 강한 중독성으로 북한 청년층에게 입소문을 타고 있으며, 대사를 따라하거나 음식을 따라 만들어 먹는 문화가 유행할 정도로 파급력이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체포 사건은 비밀을 공유했던 친구의 자진 신고로 알려지게 됐다. 두 사람의 초대로 드라마를 함께 본 친구는 발각 시 자신도 연루될 수 있다는 극심한 두려움과 죄책감으로 안전부를 찾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신고한 청년은 처벌을 면제받는 조건으로 안전부의 함정 단속에 협조하기로 했으며, 6월 말 이들과 다시 만나 영상을 시청하던 중 들이닥친 안전원들에 의해 현장이 급습당했다.
단속 현장에서 자진 신고자는 별다른 문제 없이 풀려났으나, 나머지 청년 2명은 가택수색과 함께 강도 높은 집중 조사를 받고 있다. 소식통은 데일리NK에 “사건 조사가 계속 진행 중인 가운데, 체포된 청년들의 가족들은 이번 사건으로 인해 가족 구성원 전체가 평성시에서 밀려나 열악한 지방으로 추방당할 수 있다는 공포에 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