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S 등, 전압만으로 '양자 상태' 제어...차세대 분자 기반 양자기술 가능성 제시

전압 의존적 교환장(exchange field)을 이용한 단일 분자 양자상태 제어 개념도
전압 의존적 교환장(exchange field)을 이용한 단일 분자 양자상태 제어 개념도

기초과학연구원(IBS·원장 장석복)은 양자나노과학연구단(단장 안드레아스 하인리히)과 독일 카를스루에공대(KIT) 공동연구팀이 교환 상호작용(가까이 있는 전자들의 스핀이 서로 영향을 주는 양자역학적 상호작용)을 이용해 자기장 대신 전압만으로 단일 분자 큐비트를 정밀하게 제어하는 원리를 규명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우선, 산화마그네슘 표면 위에 철 프탈로시아닌 단일 분자와 철 원자가 결합한 분자 복합체(Fe-FePc)를 제작한 뒤, 주사터널링현미경(STM)과 전자스핀공명(ESR) 기술을 결합한 장비를 이용해 원자 수준 공간 분해능으로 개별 분자 양자 스핀을 관측했다.

분석 결과, STM 탐침에 가하는 전압만 높여도 큐비트 스핀 공명 주파수가 크게 변하는 현상이 확인됐다.

특히 일정 전압 이상에서는 전압을 높일수록 스핀 공명 주파수가 비례해서 증가하는 것이 아닌, 특정 구간에서 급격하게 변화하는 비선형 스핀-전기 결합 현상이 나타났다. 이는 지금까지 보고된 분자 스핀의 전기적 제어 효과의 약 30배 수준의 변화를 기록했다.

연구진은 이런 현상이 단순히 전기장이 분자를 움직여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탐침과 분자 사이의 교환 상호작용이 전압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전압이 증가하면 탐침과 분자 사이의 교환 상호작용이 강해지고, 이에 따라 큐비트의 스핀 에너지가 변하면서 공명 주파수도 함께 달라지는 것이다.

나아가, 연구진은 두 개의 분자가 서로 결합한 구조에서도 탐침 아래에 있는 큐비트만 선택적으로 제어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는 여러 큐비트가 연결된 환경에서도 원하는 큐비트만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교신저자 크리스토프 울프 연구위원은 “이번 성과는 향후 다수의 큐비트를 집적한 분자 기반 양자소자 구현의 핵심 기술이 될 것”이라며, “차세대 양자컴퓨터와 양자 센서, 양자정보처리 기술 개발 등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피직스에 6월 29일 온라인 게재됐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