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 차이나] 중국 AI+, 지방 도시 전체가 오픈이노베이션 실험장 됐다 〈하〉 (박지민의 비욘드 차이나)

[테크 차이나] 중국 AI+, 지방 도시 전체가 오픈이노베이션 실험장 됐다 〈하〉 (박지민의 비욘드 차이나)
항저우·허페이·쑤저우·우한·난징으로 읽는 중국 AI 응용 전쟁

상편에서 본 베이징·상하이·선전·광저우는 중국 AI의 1차 전장이다. 베이징은 모델을 만들고, 상하이는 칩과 자본시장을 연결하며, 선전은 AI를 하드웨어로 제품화하고, 광저우는 자율주행과 저공경제를 도시에서 실증한다. 그러나 중국 AI 춘추전국시대의 핵심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진짜 변화는 항저우(杭州), 허페이(合肥), 쑤저우(苏州), 우한(武汉), 난징(南京), 청두(成都), 시안(西安) 같은 신일선·산업도시가 AI를 각자의 현장으로 적용하는 데 있다.

신일선 도시는 공식 행정 등급이라기보다 일선 도시에 이어 산업·소비 영향력이 큰 도시군을 뜻한다. 한국식으로 풀면 '서울 다음의 대형 혁신 거점 도시들'에 가깝다. 이 도시들은 베이징처럼 모든 모델을 만들지는 않는다. 상하이처럼 자본시장을 모두 가진 것도 아니다. 그러나 각자 강한 산업 기반이 있다. 항저우는 민간 인터넷과 오픈소스 생태계, 허페이는 음성 AI와 과학기술 투자, 쑤저우는 제조 현장, 우한은 의료 AI와 스마트카, 난징은 소프트웨어, 청두와 시안은 서부권 로봇·항공우주 응용이 강하다.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이렇다. 중국 AI의 다음 승부는 모델을 누가 만들었느냐가 아니라, 어느 도시가 자기 산업 현장에 AI를 더 빨리 넣느냐에서 갈린다.

항저우, 딥시크 이후 민간 AI 생태계의 상징

항저우는 이번 중국 AI 춘추전국시대에서 가장 상징적인 도시다. 딥시크(深度求索), 알리바바 통이첸원·Qwen(阿里巴巴通义千问), 유니트리(宇树科技), 딥로보틱스(云深处科技), 매니코어(群核科技), 브레인코(强脑科技), 게임사이언스(游戏科学), 로키드(Rokid), 넷이즈 유다오(网易有道), 하이크비전(海康威视)이 모두 항저우를 설명하는 기업이다.

딥시크는 항저우를 중국 AI 지도 한복판으로 끌어 올렸다. 테크노드(动点科技)는 딥시크 등장 이후 화웨이, 알리바바, 텐센트 등 여러 플랫폼이 딥시크를 빠르게 통합했다고 보도했다. 딥시크 의미는 모델 하나가 아니라 생태계 확산 속도에 있다. 중국 AI 모델이 오픈소스와 클라우드, 스마트폰, 자동차, 기업용 소프트웨어에 빠르게 스며드는 방식을 보여줬다.

항저우가 소프트웨어만의 도시는 아니라는 점도 중요하다. 유니트리는 휴머노이드와 사족보행 로봇, 관련 부품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유니트리는 상하이 과학기술혁신판 상장 승인을 받아 약 6억1900만달러 조달을 추진하고 있다. 항저우가 오픈소스 모델과 로봇을 동시에 키우는 도시라는 의미다.

항저우 강점은 민간 인터넷 생태계, 알리바바와 넷이즈의 인재 풀, 저장대와 서호대, 비교적 유연한 창업 문화다. 베이징이 국가적 연구개발의 도시라면, 항저우는 민간 창업과 오픈소스 생태계의 도시다. 이 도시는 대형모델, 로봇, 게임, 공간지능,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AI 단말이 한꺼번에 움직인다.

그러나 항저우 과제도 분명하다. 딥시크 효과를 지속 가능한 수익모델로 바꿔야 한다. 오픈소스 모델은 영향력을 빠르게 키우지만, 기업용 매출과 클라우드 비용, 컴퓨팅 인프라 부담이 따라붙는다. 유니트리와 딥로보틱스 같은 로봇 기업도 양산 원가와 실제 고객 확보가 관건이다. 항저우의 강점은 속도와 창업 문화이고, 병목은 수익화와 글로벌 신뢰다.

허페이, 음성 AI와 과학기술 투자도시

허페이는 한국 독자에게 아직 낯설지만 중국 AI 지도에서 빼기 어렵다. 아이플라이텍(科大讯飞)를 중심으로 음성 AI와 인지 지능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과학기술부 자료에 따르면 허페이 고신구는 아이플라이텍을 중심으로 중국성곡(中国声谷)을 만들고 있으며, AI 전 산업체인 기업 1500개 이상이 모여 있다. 중국성곡은 음성 AI와 인지 AI 기업을 모은 산업 클러스터다.

허페이는 교육, 의료, 웨어러블, 정부 프로젝트에서 강하다. 아이플라이텍은 음성인식과 자연어처리, AI 교육, 의료, 법률, 정부 업무 자동화 등으로 확장해 왔다. 허페이는 여기에 과학기술 투자도시라는 특징을 갖고 있다. 중국에서는 허페이를 '가장 성공한 지방정부 투자 도시'로 부르기도 한다. 반도체, 전기차, 디스플레이, 양자기술, AI 등 여러 산업에서 지방정부가 장기 자본과 산업단지를 결합해 기업을 키우는 방식을 보여줬다.

허페이의 AI는 베이징처럼 모델 중심이 아니다. '말을 알아듣는 AI' '교육 현장에 들어가는 AI' '병원과 정부 업무에 들어가는 AI'에 가깝다. 한국식으로 보면 대전의 연구개발 기반, 판교식 창업 생태계, 지방정부 투자모델이 결합된 도시처럼 설명할 수 있다.

허페이 병목은 글로벌 확장성이다. 음성 AI와 교육·의료 AI는 언어, 제도, 데이터, 규제가 강하게 작용한다. 중국 내수에서는 빠르게 확산될 수 있지만, 해외에서는 현지 언어와 개인정보 규제, 의료 인허가, 교육 제도에 맞춰야 한다. 허페이를 볼 때는 '중국 AI가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갖고 있나'보다 '그 데이터를 어떤 제도 안에서 상업화할 수 있나'를 봐야 한다.

쑤저우, 공장이 곧 AI 실험실이다

쑤저우는 산업 AI 도시다. 36Kr은 쑤저우가 1600개 이상의 'AI+제조' 기업을 보유하고 있고, 지우스즈넝(九识智能), 메가로보(镁伽科技), AISpeech·쓰비츠(思必驰) 같은 기업이 생산라인 가까이에서 AI를 적용한다고 설명했다. 쑤저우 장점은 수천개 제조기업이 만들어내는 장비·공정·생산 데이터다. 여기서는 AI가 적용처를 억지로 찾을 필요가 없다. 공장이 곧 적용처다.

쑤저우는 장강삼각주의 제조 중심지다. 전자, 자동차부품, 정밀기계, 바이오, 산업장비, 외자 제조기업이 밀집해 있다. 이 도시에서 AI는 챗봇보다 품질검사, 공정 최적화, 예지보전, 물류 자동화, 무인 배송, 실험실 자동화로 들어간다. 지우스즈넝은 무인 배송차, 메가로보는 자동화와 로봇 실험실, 쓰비츠는 음성AI와 대화형 AI, 모멘타는 자율주행 알고리즘과 연결된다.

쑤저우 의미는 중국 AI가 산업 현장으로 내려가는 방식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제조업 데이터는 인터넷 데이터와 다르다. 설비, 라인, 작업자, 품질, 불량률, 납기, 원가가 얽혀 있다. 이 데이터를 AI가 다루기 시작하면 생산성 개선 효과가 직접적으로 나타난다. 중국이 AI를 공장으로 밀어 넣는 속도를 보려면 쑤저우를 봐야 한다.

한국 제조기업에는 쑤저우가 가장 실무적인 경쟁 도시일 수 있다. 대형모델 성능보다 중요한 것은 AI가 실제 공정에서 비용을 줄이는가다. 한국의 스마트팩토리 정책도 이제 '자동화 설비 보급'을 넘어 산업 데이터와 AI 모델을 결합하는 단계로 가야 한다.

우한, 의료AI와 스마트카의 중부 거점

우한은 의료 AI, 스마트카, 지능형 제조의 중부 거점이다. 우한시 보도에 따르면 2025년 우한 AI 산업 규모는 1000억위안, 약 147억달러 돌파가 예상됐고, AI 관련 기업은 1300개를 넘었다. 지능형 컴퓨팅센터 13개, 총 5025P 규모 컴퓨팅 자원, 74개 대형모델 목록 등재, 8개 국가 등록·신고 모델도 언급됐다.

우한 강점은 의료와 자동차, 연구기관이 결합된다는 점이다. 화중과기대, 우한대, 대형 병원, 광구 산업단지, 자동차 공급망, 광전자 산업이 있다. 블랙세서미(黑芝麻智能)과 신칭테크(芯擎科技)는 자동차 AI 칩과 차량용 SoC 쪽에서 주목된다. 의료 AI에서는 병리 진단, 영상 판독, 스마트 진료, 병원 데이터 응용이 가능하다.

우한은 중국 내륙의 AI 적용 도시다. 베이징·상하이·선전처럼 전국적 상징성은 약할 수 있지만, 의료·스마트카·컴퓨팅 인프라가 결합된 점이 중요하다. AI가 의료와 자동차라는 고난도 규제 산업에 들어갈 때 어떤 도시가 테스트베드가 되는지 보여준다.

우한 과제는 산업의 전국 확장성이다. 의료 AI는 병원 데이터와 규제 신뢰가 필요하고, 스마트카는 완성차와 도로 테스트 환경, 안전 기준이 필요하다. 우한은 중부권의 강한 실증 기반을 갖고 있지만, 글로벌 경쟁에서는 신뢰와 표준화가 병목이다.

난징, AI+소프트웨어 도시

난징은 AI+소프트웨어 도시다. 난징시는 2025년 소프트웨어 업무 수입이 1조200억위안, 약 1499억달러를 돌파했고, 2026년 'AI+소프트웨어' 행동방안을 통해 전국 소프트웨어 산업 지능화 제1도시를 목표로 제시했다. 이 방향은 중요하다. 중국 AI가 반드시 로봇이나 반도체로만 가는 것은 아니다. 기존 소프트웨어 산업을 AI로 재구성하는 것도 큰 전장이다.

난징은 정부 업무, 산업용 소프트웨어, 대학 연구, 통신·클라우드 생태계가 강하다. 실리콘인텔리전스(硅基智能) 같은 디지털휴먼 기업, 난징 AI 정무 플랫폼, 난징대와 동남대의 연구 생태계, 화웨이·ZTE 관련 연구개발 기반이 연결된다. 난징의 AI는 'AI+소프트웨어'라는 표현 그대로 기존 소프트웨어 기업을 지능형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바꾸는 방향이다.

한국 소프트웨어 기업에는 난징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AI는 별도 산업이 아니라 기존 소프트웨어 제품의 구조를 바꾸고 있다. ERP, MES, PLM, 보안, 정무 시스템, 고객관리, 제조 소프트웨어에 AI 에이전트가 들어가면 제품의 경쟁 기준이 달라진다. 한국도 산업용 소프트웨어와 AI를 분리해서 보면 안 된다.

청두·시안, 서부 AI의 실험장

청두와 시안은 서부 AI 실험장이다. 청두는 구현지능과 공정 로봇, 교육·콘텐츠 AI를 키우고 있다. 구현지능은 AI가 물리 세계를 이해하고 로봇이나 장비를 통해 행동하는 기술 흐름이다. 청두는 휴머노이드 로봇 혁신센터, 공정 로봇, 교육·콘텐츠 AI를 결합하며 서부권 AI 응용 거점으로 움직인다.

시안은 항공우주·방산·로봇·AI 실증이 강하다. 시안은 대학과 연구기관, 항공우주 산업, 방산 공급망, 로봇 실험 기반이 있다. 산시성은 'AI+' 행동방안을 통해 제조, 에너지, 문화관광, 항공우주 응용을 지능화하려 한다.

청두와 시안은 아직 베이징·상하이·선전만큼 AI 기업 밀도가 높지는 않다. 그러나 이 도시들은 서부권 산업기반과 AI를 연결하는 실험장이다. 중국 AI가 동부 연해만의 게임이 아니라 내륙과 서부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신일선 도시가 보여주는 중국 AI의 두 번째 전장

항저우·허페이·쑤저우·우한·난징·청두·시안을 하나로 묶으면 중국 AI의 두 번째 전장이 보인다. 항저우는 민간 창업과 오픈소스 생태계, 허페이는 음성 AI와 과학기술 투자, 쑤저우는 제조 현장, 우한은 의료 AI와 스마트카, 난징은 소프트웨어, 청두·시안은 서부 응용 실험장이다. 이 도시들은 베이징처럼 모든 것을 연구하지 않는다. 상하이처럼 모든 자본시장을 갖고 있지도 않다. 그러나 자기 산업 현장이 있다.

중국 AI 강점은 이 전환을 도시가 받아낸다는 점이다. 베이징은 모델과 알고리즘을, 상하이는 칩과 자본시장을, 선전은 하드웨어와 로봇을, 광저우는 자율주행과 저공경제를, 항저우는 오픈소스와 민간 창업 생태계를, 허페이는 음성 AI와 교육·의료 응용을, 쑤저우는 제조 현장을 맡는다. 중국 AI는 기업전쟁이 아니라 도시별 산업전쟁으로 들어갔다.

이 변화는 기술 패러다임의 변화와도 맞물린다. 신화통신은 중국 AI가 '챗' 중심에서 '일을 처리하는' 지능체 단계로 이동하고 있으며, 기술은 위로는 더 높은 지능 밀도를 향하고 아래로는 실제 문제 해결에 뿌리내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대형모델 백모대전 이후에는 실제 산업 침투, 산업 생태계 구축, 응용 가치가 중요해졌다고 분석했다.

즉 중국 AI의 다음 싸움은 모델 크기 싸움이 아니다. 도시가 가진 산업 데이터, 공급망, 실증 환경, 자본시장, 정부 정책이 얼마나 빠르게 결합하느냐의 싸움이다.

병목도 도시별로 다르다

중국 AI를 과대평가해서도 안 된다. 베이징의 병목은 상용화와 제조 현장이다. 상하이는 AI 칩 기업이 많지만 GPU·HBM·EDA·첨단공정 병목을 넘어서야 한다. 선전은 하드웨어가 강하지만 로봇의 범용성·안전성·수익성 검증이 필요하다. 광저우의 자율주행과 저공경제는 규제, 보험, 안전, 항공·도로 인프라가 병목이다. 항저우는 딥시크 효과를 지속 가능한 수익모델로 바꿔야 한다. 허페이·쑤저우·우한·난징은 강한 응용 분야를 갖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브랜드와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

미국과 수출통제도 계속 작동한다. AI 반도체, 고성능 컴퓨팅, 클라우드 인프라, 로봇 부품, 드론, 자율주행 데이터는 모두 지정학적 리스크와 연결된다. 중국 AI는 빠르게 확산되지만, 해외로 나갈수록 데이터 보안, 지식재산권, 개인정보, 의료 규제, 자동차 안전인증, 군사전용 우려를 넘어서야 한다.

중국 AI의 힘은 속도이고, 병목은 신뢰다. 이 두 가지를 함께 봐야 한다.

한국은 중국 AI를 기업이 아니라 도시로 읽어야 한다

한국에 필요한 것은 중국 AI 기업 리스트가 아니다. 도시별 산업지도다. 정부와 공공기관은 베이징·상하이·선전·광저우·항저우·허페이·쑤저우·우한·난징을 하나의 표로 놓고, 각 도시의 AI 기업, 산업 기반, 투자자, 고객, 제재 리스크, 한국 기업과 경쟁 관계를 연결해야 한다. 중국 AI를 '딥시크가 강하다'거나 '중국이 빠르다'는 식으로만 보면 전략이 나오지 않는다.

지자체는 자매도시 교류를 넘어 산업 클러스터 매칭으로 가야 한다. 반도체와 AI 컴퓨팅을 보는 지역은 상하이와 허페이를 봐야 한다. 로봇과 드론, 스마트 하드웨어를 보는 지역은 선전을 봐야 한다. 자율주행과 저공경제는 광저우, AI 모델과 소프트웨어는 베이징·항저우·난징, 제조 현장 AI는 쑤저우와 우한을 봐야 한다. 질문은 '어느 도시와 교류할 것인가'가 아니라 '우리 산업의 병목을 중국 어느 도시가 장악하고 있는가'여야 한다.

대기업은 중국 AI 도시를 협력·경쟁·리스크의 세 관점으로 봐야 한다. 베이징 모델 기업은 소프트웨어 경쟁자이고, 상하이 AI 칩 기업은 공급망 리스크이자 관찰 대상이다. 선전 로봇·센서 기업은 공동개발 파트너이면서 동시에 제삼국 시장 경쟁자다. 광저우 자율주행 기업은 모빌리티와 물류 플랫폼 경쟁자로 봐야 한다. 항저우 AI 기업은 오픈소스와 개발자 생태계에서 한국 소프트웨어 기업의 경쟁자가 될 수 있다.

금융권과 VC는 도시를 실사 단위로 삼아야 한다. AI 기업 하나의 기업가치보다 그 기업이 어느 도시 생태계에 붙어 있는지가 중요하다. 베이징 기업은 인재와 모델 능력, 상하이 기업은 자본시장과 기업 고객, 선전 기업은 공급망과 양산 능력, 쑤저우 기업은 실제 공장 고객, 우한 기업은 의료·스마트카 데이터, 난징 기업은 소프트웨어 전환 능력을 확인해야 한다.

대학과 연구기관도 질문을 바꿔야 한다. 논문과 특허만으로는 AI 산업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베이징은 대학과 연구기관이 창업으로 이어지고, 항저우는 민간 인터넷기업과 대학 인재가 결합하며, 선전은 제조 공급망이 연구개발을 제품화한다. 한국 대학이 해야 할 일은 'AI 논문을 몇 편 냈는가'가 아니라, '우리 지역에서 어떤 산업 데이터를 확보하고 어떤 기업과 실증할 것인가'를 정하는 것이다.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은 중국 AI 기업을 무조건 두려워할 필요도, 쉽게 믿을 필요도 없다. 중국 AI 기업은 중국 시장 진입 파트너가 될 수 있고, 동시에 기술과 고객을 빠르게 흡수하는 경쟁자가 될 수도 있다. 공동개발, 실증사업, 데이터 제공, 모델 연동을 할 때는 무엇을 열고 무엇을 닫을지 먼저 정해야 한다.

중국 AI 춘추전국시대 핵심은 딥시크 하나가 아니다. 베이징은 모델을 만들고, 상하이는 칩을 만들고, 선전은 로봇을 만들고, 광저우는 자율주행을 굴리고, 항저우는 오픈소스와 민간 창업 생태계를 키운다. 허페이·쑤저우·우한·난징은 AI를 각자의 산업 현장으로 적용한다. 한국 산업계가 지금 던져야 할 질문은 하나다. 우리는 중국 AI를 기업명으로 볼 것인가, 아니면 도시별 산업지도와 함께 읽을 것인가.

김현민 기자 min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