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성의 기술창업 Targeting] 〈404〉 [AC협회장 주간록114] 초기투자 생태계, 이제는 운영 구조 바꿔야 한다

[전화성의 기술창업 Targeting] 〈404〉 [AC협회장 주간록114] 초기투자 생태계, 이제는 운영 구조 바꿔야 한다

초기투자 액셀러레이터(AC) 산업은 지난 10여년 동안 한국 창업생태계의 가장 앞단을 책임져 왔다. 그간 현장 역할은 커졌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제도와 대가 구조는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다. 이제는 액셀러레이터를 단순 용역 수행기관이나 소액 투자자로 볼 것이 아니라, 창업생태계의 초기 성장 인프라로 재정의해야 할 시점이다.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대금 현실화다. 현재 다수의 정부 창업지원사업은 10년 전 인건비 기준에 가까운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운영사는 전문 매니저를 채용해야 하지만 4대 보험, 퇴직금, 성과급, 교육비, 관리비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다. 그 결과 우수 인력을 확보하기 어렵고, 경험 있는 인력을 장기적으로 머물게하기 힘든 구조다. 창업기업 성장을 돕는 일이 고도의 전문 서비스라면, 그에 맞는 정상적인 대가 체계가 필요하다.

둘째, 모태펀드 내 AC 계정은 실질적으로 분리·확대돼야 한다. 계정은 생겼지만 규모는 여전히 부족하다. AC가 벤처투자조합을 결성해 벤처캐피털(VC) 리그에 들어가려 해도 누적 투자액, 대형 펀드 운용 경험, 과거 회수 실적 등 평가 기준에서 구조적으로 불리하다. AC는 초기기업 발굴과 보육, 소액 다건 투자에 특화된 기관이다. VC와 같은 기준으로 평가하면 AC 장점은 오히려 약점이 된다. AC 전용 평가체계와 별도 재원이 필요하다.

셋째, AC 보육 기능을 별도로 평가하고 보상해야 한다. AC는 VC처럼 대규모 운용자산(AUM) 기반의 안정적 관리보수 비즈니스를 하기 어렵다. 동시에 한국에서는 해외처럼 스타트업에 직접 컨설팅 비용을 청구하기도 쉽지 않다. 그렇다면 모태펀드 내 별도 보육계정을 만들어, 선정된 AC가 초기기업에 투자할 때 보육 수행비를 별도로 지급하는 방식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를 펀드 운용보수에 포함하면 펀드 수익률이 훼손될 수 있으므로, 투자계정과 보육계정은 분리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넷째, 컴퍼니빌딩, 팁스,연구개발(R&D) 연계 구조를 강화해야 한다. 초기기업은 투자금만으로 성장하지 않는다. 기술검증, 시제품 개발, 고객 실증, 정부 R&D, 후속투자까지 연결돼야 한다. AC가 직접 기획하고 검증한 컴퍼니빌딩형 창업은 팁스와 R&D로 이어질 때 성장 가능성이 커진다. 이를 제도적으로 인정하고, AC 기획창업 기능을 별도 정책 트랙으로 설계할 필요가 있다.

다섯째, 수의계약 범위와 연속과업도 확대돼야 한다. 창업보육은 단년도 행사나 단절형 용역으로 성과가 나기 어렵다. 기업을 이해하고, 데이터를 축적하고, 후속 성장을 관리하려면 연속성이 필요하다. 우수 운영기관에 대해서는 성과 기반 연속과업을 허용하고, 반복 검증된 전문기관과 수의계약 범위를 합리적으로 넓혀야 한다.

여섯째, VC의 신주투자 시 AC 지분 일부 인수 구조도 작년 12월에 발표한 특례를 조속히 시행해야 한다. 초기 AC는 가장 위험한 단계에서 기업을 발굴하고 보육하지만, 후속 라운드에서는 지분 희석만 감내하는 경우가 많다. 후속 VC가 일정 규모 이상 신주투자를 집행할 경우, 초기 AC 지분 일부를 함께 인수하도록 하면 초기투자 회수 경로가 넓어지고, AC 재투자 선순환도 가능해진다.

초기투자 생태계 핵심은 돈만이 아니다. 발굴, 보육, 투자, 성장, 회수의 선순환이다. 그 출발점에 AC가 있다. 이제 정책도 AC를 보조적 수행기관이 아니라 창업국가 핵심 인프라로 보아야 한다. 현장의 구조적 한계를 고려할 때, AC 제도 개편은 선택이 아니라 생태계 지속가능성을 위한 필수 과제다.

전화성 초기투자AC협회장·씨엔티테크 대표이사 glory@cnt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