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가 쉽지 않네”…힘들면 배 뒤집고 누워 쉬는 고래

가슴지느러미를 하늘로 향한 채 거꾸로 누워 있는 남방긴수염고래 어미들. 사진=프레더릭 크리스티얀센/서호주대 해양연구소 제공
가슴지느러미를 하늘로 향한 채 거꾸로 누워 있는 남방긴수염고래 어미들. 사진=프레더릭 크리스티얀센/서호주대 해양연구소 제공

어미 고래가 배를 하늘로 향한 채 뒤집혀 떠 있는 독특한 자세가 새끼를 키우는 과정에서 체력을 회복하기 위한 '휴식 전략'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수유를 잠시 줄여 에너지를 보존하려는 행동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미국 내셔널지오그래픽에 따르면 서호주대 연구진은 호주 남부 고래보호구역 '헤드 오브 바이트'에서 남방긴수염고래 어미들이 등을 대고 떠 있는 이례적인 모습을 관찰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포유류 생물학(Mammalian Biology)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2021년 6~9월 드론을 활용해 어미와 새끼 59쌍을 추적한 결과, 어미들은 하루의 약 33%를 휴식에 사용했으며 출산 초기일수록 쉬는 시간이 더 길었다고 밝혔다. 특히 전체의 25%에 해당하는 어미들은 가슴지느러미를 위로 향한 채 배를 드러내고 떠 있었는데, 대형 고래에서 이 같은 자세가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75시간 분량의 영상을 분석한 결과 이 행동은 수유 중인 어미에게서만 나타났다. 연구진은 어미가 뒤집힌 자세를 취하면 새끼가 젖꼭지에 쉽게 접근하지 못해 수유를 잠시 줄일 수 있고, 그만큼 체력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해석했다. 실제로 어미가 뒤집혀 있는 시간이 길수록 새끼의 수유 시간도 짧아지는 경향이 확인됐다.

연구진은 이러한 행동이 남방긴수염고래 전체에서 나타나는 공통된 특성인지, 특정 지역 개체군에서만 보이는 행동인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