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 카드 한 장이 '220억' 넘자…“불법 거래 규제” 日 정부가 나섰다

일본 이시카와현의 노토 공항이 7일 '노토 사토야마 포켓몬 위드 유 공항'으로 재단장해 전면 개항했다. 사진=연합뉴스
일본 이시카와현의 노토 공항이 7일 '노토 사토야마 포켓몬 위드 유 공항'으로 재단장해 전면 개항했다. 사진=연합뉴스
단순 수집품 아닌 투자 자산으로 부작용 잇따라 규제 나서

희귀 포켓몬 카드가 수십억원에 거래되는 등 트레이딩 카드가 투자자산으로 부상하자 일본 정부가 시장 규제 검토에 나섰다. 카드 가격 급등과 함께 위조, 불법 전매, 자금세탁 등 각종 부작용이 잇따르면서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블룸버그통신은 24일(현지시간) 일본 집권 자민당(LDP)이 트레이딩 카드 시장에 대한 규제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의원모임을 구성하고 정책 마련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자민당은 성명을 통해 “트레이딩 카드는 더 이상 단순한 소비재가 아니다”며 “시장 규모가 빠르게 커지고 카드의 자산 가치가 높아지면서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의원모임은 제조사와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시장의 건전성을 높이기 위한 규제 체계와 산업 육성 방안을 담은 정책 권고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기하라 세이지 자민당 의원은 “일본이 보유한 지식재산권(IP)과 콘텐츠 산업을 육성하는 방향으로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며 “과도한 규제로 국내 암호화폐 산업의 경쟁력이 해외로 넘어간 전철은 밟지 않겠다”고 말했다.

트레이딩 카드 시장은 최근 투자 수요가 유입되며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일본 트레이딩 카드 시장 규모는 3380억엔(약 3조원)으로 최근 4년간 약 90% 성장했다. 일반 포켓몬 카드 팩은 1000원 안팎에 판매되지만 희소성이 높은 카드는 수백만원을 넘어 수십억원에 거래되며 대체투자 자산으로도 인식되고 있다.

실제로 올해 2월 유명 유튜버이자 미국 프로레슬링(WWE) 선수인 로건 폴이 소장했던 희귀 포켓몬 카드는 약 1600만달러(약 220억원)에 거래됐다.

높아진 자산 가치는 유통 현장의 부작용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세븐일레븐 재팬은 최근 전국 가맹점에 일부 점포에서 인기 캐릭터 상품의 부정 전매가 발생하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점주나 직원이 출시 전 포켓몬 카드 등을 미리 확보한 뒤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웃돈을 붙여 판매한 사례가 확인된 것이다.

블룸버그는 일본 정부가 트레이딩 카드가 금융자산처럼 거래되는 현상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포켓몬과 유희왕 등 세계적인 카드 게임이 일본에서 탄생했음에도 카드 가치가 사실상 미국의 감정·등급 평가 업체에 의해 결정되는 시장 구조 역시 주요 검토 대상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