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갤럭시Z8 3종에 실리콘-카본 첫 적용…S시리즈 확대 검토

(왼쪽부터)갤럭시Z플립8, 갤럭시Z8울트라, 갤럭시Z폴드8.
(왼쪽부터)갤럭시Z플립8, 갤럭시Z8울트라, 갤럭시Z폴드8.

삼성전자가 갤럭시Z폴드8 울트라·폴드8·플립8에 실리콘-카본 배터리를 처음 적용했다. 제한된 내부 공간에서도 배터리 에너지 밀도를 높여 제품 슬림화와 사용시간 확보를 동시에 노렸다. 삼성전자는 향후 갤럭시S 시리즈 등 다른 제품군도 적용 대상으로 검토할 방침이다.

27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갤럭시Z폴드8 울트라는 5000mAh 배터리를 탑재해 갤럭시Z폴드7(4400mAh)보다 용량을 약 14% 늘렸다.

새로 추가된 갤럭시Z폴드8은 4800mAh로 Z폴드7보다 약 9% 크다. 갤럭시Z플립8은 전작과 같은 4300mAh를 유지했다. 실리콘 비율은 약 10%로 알려졌다.

실리콘-카본 배터리로 효율을 개선한 결과다. 폴더블폰은 힌지와 내·외부 디스플레이가 내부 공간을 차지해 바형 스마트폰보다 배터리 설계 제약이 크다. 배터리 셀을 키우면 제품 두께와 무게가 늘고, 슬림화에 집중하면 사용시간이 줄어들 수 있다. 삼성전자는 배터리 물리적 크기보다 단위 부피당 저장 용량을 높이는 방식으로 두 요구를 함께 충족했다.

실리콘-카본은 기존 흑연계 음극재보다 더 많은 리튬이온을 저장할 수 있다. 같은 공간에서 배터리 용량을 높일 수 있어 스마트폰 슬림화에 유리하다. 폴더블처럼 내부 공간이 제한된 제품일수록 에너지 밀도 향상 효과가 크다.

상용화의 관건은 안전성과 수명이다. 실리콘은 충전과 방전을 반복하면서 부피가 팽창하고 수축한다. 반응성을 제대로 제어하지 못하면 배터리가 부풀거나 성능이 떨어질 수 있다. 중국 제조사들이 실리콘계 배터리를 먼저 채택했지만 삼성전자가 적용에 시간을 들인 이유도 이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음극재만 바꾸지 않고 배터리 셀 전반을 다시 설계했다. 음극 표면에는 얇은 탄소막을 입혀 실리콘 반응성을 낮추고, 양극에는 코팅과 도핑 기술을 적용해 고전압 환경에서 안정성을 높였다. 전해질과 분리막도 보호막 형성, 이온 이동성, 열 안정성을 고려해 조정했다. 배터리 팽창과 반복 충·방전, 고온·저온 환경 등 실제 사용 조건을 장기간 검증한 뒤 양산 제품에 적용했다.

적용 대상은 갤럭시S 시리즈 등 다른 제품으로 넓어질 수 있다. 다만 삼성전자는 모든 제품에 일괄 적용하기보다 폼팩터와 배터리 설계, 소비전력 효율, 실제 사용시간 개선 효과를 따져 제품별로 결정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중국 업체처럼 배터리 용량 자체를 전면에 내세우기보다 두께와 무게, 발열, 내구성, 사용시간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제품에 탑재할 예정이다.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하면 사용시간은 늘지만 제품이 무거워지고 다른 부품에 쓸 내부 공간도 줄어든다. 실리콘-카본을 폴더블 슬림화와 배터리 용량 확대를 함께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한 이유다.

문성훈 삼성전자 부사장은 지난 2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제품 설명회에서 “실리콘-카본은 안전성만 보장되면 사용하기에 매력적인 소재”라며 “대세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제품에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각 제품에서 고객 경험에 어떤 가치를 줄 수 있는지를 보고 적용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2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삼성전자 MX사업부 하드웨어 담당 문성훈 부사장이 폴더블 하드웨어 혁신에 대해 브리핑하는 모습.
2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삼성전자 MX사업부 하드웨어 담당 문성훈 부사장이 폴더블 하드웨어 혁신에 대해 브리핑하는 모습.

런던(영국)=

남궁경 기자 nk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