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큰증권법 시행 6개월 앞…세부 가이드라인 다음 달로

사진=금융위원회
사진=금융위원회

금융위원회가 7월 중 내놓기로 한 토큰증권(STO) 하위법규 개정안과 가이드라인 발표가 당초 목표보다 늦어질 전망이다.

금융당국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가 이달 중 발표를 목표로 준비해 온 토큰증권 제도화 관련 하위법규 개정안과 가이드라인은 다음 달로 밀릴 가능성이 커졌다. 금융위 관계자는 “더 면밀히 살펴보고 검토해야 할 사항들이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지난 5월 민관 합동 토큰증권 협의체 제2차 회의에서 하위법규 개정안과 가이드라인을 7월 중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조각투자증권 발행 모범규준과 정형증권 토큰화 로드맵, 장외거래소 인가 요건, 일반투자자 거래한도 등이 발표 대상에 포함됐다.

토큰증권 제도화를 위한 전자증권법과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내년 2월 4일 시행된다. 개정법은 블록체인 같은 분산원장에 기록된 증권에도 법적 효력을 부여하고 투자계약증권 거래를 허용하는 기본 틀을 담았다. 다만 어떤 자산을 토큰증권으로 발행할 수 있는지, 어디에서 어떻게 거래할지 등 세부 기준은 시행령과 감독규정, 가이드라인에서 정해야 한다.

업계의 관심이 큰 사안 중 하나는 여러 기초자산을 묶어 조각투자증권을 발행하는 '풀링'이다. 금융위 토큰증권 협의체에서는 동일 종류의 자산을 일정 범위에서 묶는 방안을 허용할 필요가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풀링이 허용되면 음원 한 곡이나 건물 한 곳 등 단일 자산에 투자위험이 집중되는 문제를 줄이고 상품을 다양화할 수 있다. 반면 동일 종류 자산의 범위와 편입 가능한 자산 수, 발행 후 자산 교체 여부, 가치평가와 수익 배분 방식 등은 추가로 정해야 한다.

토큰증권 유통시장 구조도 남은 쟁점이다. 금융위는 증권 종류별 장외거래소 인가 요건과 발행·유통 업무의 겸영 범위, 일반투자자 거래한도 등을 세부방안에 담을 예정이다. 거래한도와 취급 가능한 증권 범위에 따라 장외거래소의 예상 거래 규모와 수익모델도 달라질 수 있다.

금융위는 지난 2월 NXT컨소시엄과 KDX에 수익증권 장외거래중개업 예비인가를 부여했다. 향후 토큰증권법 시행에 맞춰 이들이 취급할 수 있는 증권의 범위와 추가 인가 필요 여부 등을 구체화해야 한다.

국내에서 세부 규칙 마련이 늦어지는 동안 해외에서는 토큰화 증권의 규제와 인프라를 구체화하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증권 예탁·청산기관 DTCC는 지난 15일 자회사 DTC의 실제 운영 환경에서 토큰화 증권을 활용한 제한적 거래를 처리했다고 밝혔다. 블랙록과 골드만삭스, JP모건, 나스닥, 뉴욕증권거래소 등 약 40개 금융·기술회사가 참여해 미국 국채와 주식의 대금동시결제, 담보 설정, 증권대차, 토큰 이전 등을 시험했다.

DTCC는 오는 10월 토큰화 서비스를 정식 출시할 계획이다. 대상에는 러셀1000 구성 종목과 주요 지수 추종 상장지수펀드(ETF), 미국 국채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유럽연합은 2023년부터 분산원장기술 파일럿 제도를 시행해 토큰화 금융상품의 거래·결제 인프라를 제도권 안에서 운영하고 있다. 홍콩도 프로젝트 앙상블을 통해 토큰화 예금과 디지털 자산을 활용한 실거래와 24시간 결제 체계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 가이드라인이 나와야 준비 중인 사업을 구체화할 수 있다”며 “발표가 늦어질수록 상품과 시스템을 준비할 시간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