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제조사, 홈플러스 납품 결정 아직…납품망 복원이 정상화 관건

홈플러스가 8월 10일을 전후해 영업 재개를 추진하고 있지만 주요 식품 제조사들은 아직 납품 재개 여부를 확정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홈플러스는 신선식품 중심 매장 운영을 통해 고객을 다시 끌어모은다는 계획이지만, 식품업계는 대금 지급 방식과 거래 조건 등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어 협력사 신뢰 회복을 통한 납품망 복원이 영업 정상화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27일 서울의 한 홈플러스 매장 모습.  〈자료 연합뉴스〉
27일 서울의 한 홈플러스 매장 모습. 〈자료 연합뉴스〉

28일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홈플러스 영업 재개 추이를 지켜보며 내부 검토를 이어가고 있다. 농심은 대금 지급에 대한 신뢰가 확보되고 결제 방안에 합의할 경우 납품을 재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풀무원 역시 홈플러스와 협의를 진행 중이지만 내부 의사결정이 남아 있어 아직 공급 여부를 최종 결정하지 못했다.

유업계도 상황은 비슷하다. 매일유업, 남양유업 등 주요 유업체들은 미회수 채권 규모와 향후 대금 지급 방식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며 공급 재개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다. 주류업계는 주류도매상을 통해 제품을 공급하는 구조인 만큼 직접적인 납품 협의는 없지만 도매상별 거래 상황에 따라 공급 재개 시점에는 차이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홈플러스는 영업재개를 위한 준비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날 노사 면담에서는 DIP(회생기업 운영자금)가 이달 31일부터 다음 달 3일 사이 집행될 경우 입금 후 7일 이내 전국 핵심 점포의 영업을 재개한다는 계획을 공유했다. 이에 따라 8월 10일을 전후해 영업을 다시 재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개 초기에는 600~1000평 규모의 식품 중심 매장으로 운영하고 점포 규모에 맞춰 필요한 인력을 배치할 방침이다.

본사 구매 조직은 현재 신선식품과 가공식품 협력사를 대상으로 상품 공급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물류센터 운영과 배송기사 확보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수도권 온라인 배송 거점 16개 점포 역시 영업 재개를 위한 운영 준비에 들어갔다.

홈플러스는 DIP 2000억원을 상품 공급에 우선 투입하고 미지급 임금과 퇴직금 지급에도 사용할 계획이다. 앞서 할인 행사 등을 통해 확보한 약 300억원은 6월 임금 일부와 전기·수도요금 등 공과금 지급에 활용했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당장의 점포 재개 계획보다는 협력사 신뢰 회복이 더 중요한 과제라고 보고 있다. 상품 공급이 정상화되지 않으면 매장이 문을 열더라도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영업 정상화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대형마트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신선식품은 협력사의 납품 의사가 무엇보다 중요해 초기 상품 구색 확보 여부가 영업 정상화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신선식품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는 신선식품의 주요 판매 채널인 만큼 결국 납품은 재개될 것으로 본다”면서도 “다만 초기에는 제한적인 품목과 물량으로 시작한 뒤 점차 확대되는 방식이 될 가능성이 크다. 협력사 신뢰 회복과 제품 공급 정상화에는 시간이 필요한 만큼 전면적인 영업 정상화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윤소진 기자 so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