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한 종목의 하루 거래대금이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 전체의 7배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거래가 말라붙은 사이 개인투자자의 관심이 국내 주식과 레버리지 상품, 해외 파생상품으로 분산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28일 한국거래소와 코인게코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달 1일부터 27일까지 삼성자산운용의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4조5383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업비트와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 등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의 일평균 거래대금(ETF 18거래일 기준)은 약 6503억원이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한 종목의 일평균 거래대금이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 전체보다 7배 많다.

거래시간 차이를 고려하면 대비는 더욱 두드러진다.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는 한국거래소 정규시장 운영시간인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하루 6시간 30분 동안 거래된다. 반면 가상자산 거래소는 24시간 운영된다.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는 KRX SK하이닉스 지수의 일간 변동률을 2배로 추종하는 상품이다. 레버리지 효과로 기초자산 가격이 하락하면 손실 폭도 확대되는 고위험 상품이다. 삼성자산운용은 이 상품의 위험등급을 가장 높은 1등급으로 분류하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는 지속 감소세를 보이는 중이다. 국내 5대 거래소의 지난 6월 일평균 거래대금은 약 8572억원(5억8313만달러)다. 이달 1일부터 27일까지는 약 6423억원(4억3692만달러)로 25.1% 줄었다.
업계에서는 알트코인 중심의 국내 시장 구조가 거래 부진을 키웠다고 본다. 2024년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 도입 이후 비트코인에는 기관 자금이 유입됐지만 알트코인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최근 신규 상장 코인의 가격 부진도 투자자의 관심을 떨어뜨린 요인으로 꼽힌다. 과거에는 거래소에 새로 상장된 가상자산이 높은 가격 상승률을 기록하며 신규 투자와 거래를 유발했지만, 최근에는 상장 이후 가격이 오르지 못하거나 하락하는 사례가 이어지면서 신규 상장 자체에 대한 관심도 줄었다.
이처럼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서 수익 기회가 줄어든 사이 개인투자자의 관심이 증시로 옮겨갔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국내 가상자산 시장은 법인과 기관의 참여가 제한돼 개인투자자의 현물 거래 의존도가 높다. 반면 증시에서는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종목이 핵심 테마로 부상하고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까지 출시되면서 일부 투자 수요가 주식과 레버리지 상품으로 이동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민승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2025년 10월 비트코인 가격이 크게 하락한 이후 약세장이 이어지는 동안 국내 증시에서는 AI와 반도체 테마가 부각됐다”며 “국내 가상자산 시장은 기관이나 법인 물량이 사실상 없고 개인투자자 중심이기 때문에 일부 개인자금이 주식시장이나 ETF 레버리지 상품으로 넘어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