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매도 19개월 만에 최대…엔저·휴가철 맞물려 환테크 급증

5대 시중은행 CI. [사진= 각 사 제공]
5대 시중은행 CI. [사진= 각 사 제공]

엔화 가치 하락과 여름 휴가철이 맞물려 시중은행의 엔화 환전 규모가 19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원/엔 재정환율이 800원대로 떨어지자 일본 여행과 엔화 반등을 노린 자금이 몰린 영향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7일까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엔화 매도 액수는 315억엔으로 집계됐다. 원화 환산 시 약 2814억원으로, 은행이 고객에게 원화를 받고 엔화를 내준 현찰 환전 규모다. 전월 대비 78억엔 늘었으며 2024년 12월(322억엔) 이후 가장 많다.

올해 누적 엔화 매도액은 1783억엔으로 지난해 연간 환전액(2637억엔)의 68%에 달한다. 월별로는 1월 247억엔, 2월 212억엔에서 3월 245억엔, 4월 274억엔으로 늘었다. 5월(253억엔)과 6월(237억엔) 잠시 감소한 뒤 7월 들어 재반등했다.

환전 급증은 엔화 약세 심화가 주원인이다. 원/엔 재정환율은 지난 24일 100엔당 889.83원까지 떨어지며 2년 만에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엔/달러 환율 역시 지난 23일 163.986엔까지 치솟아 약 4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원화 가치가 비교적 강세를 유지하자 엔화 저가 매수 수요도 유입됐다. 27일 기준 5대 은행의 엔화 예금 잔액은 9781억엔으로 이달 들어 693억엔(약 6191억원) 늘었다. 중동 사태에 따른 유가 상승과 미국 달러화 강세로 타 국가 대비 일본 여행 선호도가 늘어난 점도 영향을 미쳤다.

다만 엔화 예금 잔액은 연초 1조엔을 웃돌던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 원/엔 환율 하단이 850원선까지 열려 있다는 기술적 분석이 나오면서 예금 형태의 장기 보유보다 단기 시세 차익이나 현찰 교환 목적 거래가 주를 이루는 양상이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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