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SK하이닉스 “빅테크 메모리 수요 견조”…10개사와 LTA 계약

SK하이닉스 2026년 2분기 실적발표 자료
SK하이닉스 2026년 2분기 실적발표 자료

SK하이닉스가 10여개 핵심 고객사와 메모리 반도체 다년 장기공급계약(LTA)을 맺었다는 사실을 공개하며 실적의 하방 안정성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또한 '예치금' 등 재무적 이행장치를 통해 메모리 다운턴에도 계약이 유지되도록 해 과거보다 업황 변동성을 낮췄다.

송현종 SK하이닉스 코퍼레이트 센터 담당 사장은 29일 진행된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상당 기간 타이트한 수급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고객들과 중장기 공급 안정성 확보를 위한 계약 논의가 지속되고 있다”며 “10여개 고객과 LTA 협상을 마무리했고 주요 고객들과 추가적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공급 대상 반도체의 구체적인 가격 구조는 고객과 제품의 특성에 따라 다르지만, 5년 계약을 기본으로 하고 전반적으로 가격 변동성에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아울러 예치금 등 계약 이행을 뒷받침하는 재무적 장치를 포함함으로써 고객의 중장기 수요 계획에 대한 가시성과 신뢰성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회사 측은 최근 일각에서 불거진 빅테크 AI 인프라 투자 축소와 메모리 수요 감소 가능성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고효율 AI 모델 등장이나 일부 빅테크의 데이터센터 임대 사업 검토 등이 AI 인프라 투자 감소를 시사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소식 기점으로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마이크론 등 주요 메모리 제조사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박준덕 D램마케팅 부사장은 “빅테크들의 AI 투자는 검색이나 광고, 클라우드 등 본업 경쟁력과 직결돼 있어 견조하게 유지될 가능성이 높으며, 고효율 AI 모델은 동일 인프라 내 사용자와 서비스확대를 통해 전체 사용량을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분기 평균판매단가(ASP) 상승 폭이 시장 기대보다 낮았던 점은 일부 고부가 제품의 출하 확대 시점이 하반기로 이월된 것을 원인으로 꼽았다.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물량이 본격 확대되고 1c 나노미터 기반 일반 D램 출하가 현실화되면 비트그로스(Bit Growth)가 상반기 대비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회사 측은 “주요 고객을 대상으로 HBM4 2분기 양산 출하를 시작했으며,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생산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양산 수율과 품질은 성숙 단계에 진입한 이전 세대 HBM3E와 근접한 수준이며, 안정적으로 공급 캐파를 램프업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외 투자 및 생산 거점 방향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천과 용인을 차세대 D램과 AI 메모리의 핵심 생산 거점으로 육성하고 청주는 낸드와 첨단 패키징을 아우르는 역할을 맡는다. 서남권 반도체 팹 투자 계획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계획을 언급하지 않았으며, 신규 생산 인프라 투자에 대해서는 기발표 내용 외 결정된 사안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최근 발표된 대규모 투자는 장기적 관점에서 향후 필요한 생산 기반과 인프라를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며 “향후 생산 거점은 국내외를 구분하기 보다 전력, 용수, 인력, 공급망, 반도체 생태계, 고객 접근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적의 방안을 검토하는 것이 기본 방향”이라고 말했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