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공학대학교가 기존 상용 타이타늄 합금보다 마모율을 10분의 1 수준으로 낮춘 베타(β) 타이타늄 합금의 내마모 원리를 규명했다.
한국공학대는 이승준 신소재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현대자동차, 국립순천대학교와 공동으로 'Ti-12Mo-1Fe' 합금의 마찰·마모 특성과 미세조직 변화를 분석했다고 30일 밝혔다.
연구팀이 800m 거리의 마찰 시험을 진행한 결과, Ti-12Mo-1Fe 합금의 마모율은 기존 상용 소재인 'Ti-6Al-4V' 합금의 약 10분의 1로 나타났다.
타이타늄 합금은 무게가 가볍고 강도가 높아 자동차와 항공우주, 의료기기 분야에 사용된다. 다만 Ti-6Al-4V 합금은 원료 가격이 높은 데다 마찰이 장시간 반복되면 표면 마모가 진행되는 한계가 있다.
연구진은 기존 합금에 들어가는 바나듐(V)을 대신해 몰리브덴(Mo)과 철(Fe)을 적용한 Ti-12Mo-1Fe 합금을 제작하고 두 소재의 마모 특성을 비교했다.
전자현미경 분석에서는 합금별로 서로 다른 표면 변형 양상이 관찰됐다.
Ti-6Al-4V 합금은 마찰 과정에서 발생한 변형이 표면 아래 깊은 곳까지 확산하면서 재료가 깎여 나가는 연삭 마모로 이어졌다. 반면 Ti-12Mo-1Fe 합금은 표면에 얇고 단단한 고밀도 변형층을 형성해 마찰 응력을 고르게 분산하고, 손상이 합금 내부로 퍼지는 것을 억제한 것으로 분석됐다.
합금 표면에 부분적으로 생성된 접착 전이 패치도 금속 간 직접 접촉을 줄여 마모율을 낮추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연구는 차세대 뿌리산업 전문인력양성사업과 한국연구재단 개인기초연구 지원을 받아 수행했다. 한국공학대 신소재공학과는 해당 사업을 통해 석·박사급 연구인력을 양성하고 학생들의 산업 연계 연구 참여를 지원하고 있다.
이승준 교수는 “미세조직의 변형을 제어해 합금의 마찰·마모 특성을 높이는 설계 원리를 제시했다”며 “자동차 구동계와 항공기 착륙장치, 생체 임플란트 등 반복적인 마찰과 높은 내구성이 요구되는 분야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기계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트라이볼로지 인터내셔널' 2027년 2월호에 게재될 예정이다.
시흥=김동성 기자 est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