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스마트폰 교체 주기 4년 육박…신제품 수요 둔화

애플 아이폰17 프로
애플 아이폰17 프로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 내 소비자 스마트폰 사용 기간이 4년 안팎으로 길어졌다. 스마트폰 성능이 상향 평준화되고 제품 가격이 높아지면서 교체 주기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3일 글로벌 기기 보험·서비스 기업 어슈어런트 등에 따르면 지난해 아이폰 평균 사용 기간은 3.80년으로 전년 3.67년보다 늘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은 3.52년에서 3.96년으로 길어졌다. 안드로이드폰은 소비자가 구매 후 약 4년을 사용한 뒤 새 제품으로 바꾼 셈이다.

아이폰은 주요 플래그십 신제품 출시와 판촉이 집중되면서 평균 사용 기간이 직전보다 소폭 짧아졌다. 반면 안드로이드폰은 구매 후 4년 이상 사용한 뒤 반납하는 사례가 늘었다. 신제품 출시 일정과 보상판매 조건에 따라 교체 수요가 특정 시점에 집중된 것으로 풀이된다.

교체 수요 둔화는 미국 통신사 실적에서도 확인된다. 버라이즌의 올 2분기 단말 장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20%(약 12억달러) 이상 감소했다. 버라이즌은 “고객이 모바일 기기를 보유하는 기간이 계속 늘어나면서 단말 교체량이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상황은 국내를 비롯한 글로벌 전체적인 상황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작년 국내 평균 교체 주기는 약 2년 9개월이다. 3~4년 전 약 2년과 비교하면 9개월가량 늘었다. 세계 스마트폰 평균 교체 주기는 2023년 43.4개월로 정점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도 약 43개월을 유지했다. 올해 집계치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3년 반 안팎의 교체 주기가 이어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교체 주기가 길어진 주요 이유로는 스마트폰 성능의 상향 평준화가 꼽힌다. 3~4년 전에 출시된 제품도 애플리케이션(앱) 실행과 영상 시청, 사진 촬영 등 일상적인 용도로 사용하는 데 큰 불편이 없다. 신제품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와 카메라 성능이 개선돼도 일반 소비자가 체감하는 차이는 과거보다 줄었다.

또 프리미엄 스마트폰 가격이 높아진 점도 교체를 늦추는 요인이다. 세계 스마트폰 평균판매가격은 2024년 역대 최고인 356달러(약 50만원)를 기록한 뒤 떨어지지 않고 있다. 최근 들어 주요 플래그십 제품 가격은 150만원을 넘고 폴더블 스마트폰은 220만원대까지 올라 소비자의 구매 부담도 커졌다.

업계는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당분간 짧아지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와 구글 등 주요 제조사가 운영체제와 보안 업데이트 지원 기간을 최대 7년까지 늘리면서 구형 스마트폰도 장기간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또 배터리와 디스플레이 등 주요 부품을 교체해 제품 수명을 연장하거나 중고·리퍼비시 제품을 선택하는 소비자도 늘고 있는 추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스마트폰 기본 성능이 충분히 높아져 단순한 사양 개선만으로 교체 수요를 끌어내기 어려워졌다”며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AI 기능이나 새로운 제품 형태, 가격 부담을 낮추는 보상판매 혜택이 함께 제시돼야 교체 시기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궁경 기자 nk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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