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X-ray 검사장비 선도기업 자비스(대표이사 김형철)가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전지 시장 선점에 나선다. 자비스는 총 78억7,000만원 규모의 국책 연구개발 과제에 참여해, 이 가운데 약 24억7,000만원 규모의 검사 분야 전체를 단독으로 맡는다.
이번 과제는 산업통상부의 '2026년도 전자부품산업기술개발사업(주력산업IT융합)'으로, 자비스는 국내 대표 배터리 기업과 글로벌 전자 대기업, 배터리 제조장비 전문기업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2026년 4월부터 2028년 12월까지 개발을 진행한다. 특히 국내 최대 배터리 기업이 수요기업으로 참여해 개발 결과를 실제 양산 라인에서 검증하는 만큼, 과제 종료 후 곧바로 매출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다.
전고체전지는 불에 잘 타는 액체 전해질을 고체로 바꿔 화재 위험을 크게 낮추고 주행거리는 늘린 차세대 배터리다. 전기차 화재 우려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기술로 꼽히며, 전기차를 넘어 도심항공모빌리티(UAM)와 대용량 에너지저장장치(ESS), 휴머노이드 로봇까지 적용 범위가 넓다.
시장 성장 전망은 가파르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제닉스에 따르면 글로벌 전고체전지 시장은 2025년 18억 달러(약 2조5,300억원)에서 2035년 230억 달러(약 32조4,500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10년간 연평균 성장률(CAGR)은 29.2%에 달한다. 글로벌 완성차와 배터리 기업들은 2030년 전후 상용화를 목표로 파일럿 라인을 가동하며 양산성 검증 단계에 진입하고 있어, 검사장비 수요 역시 양산 라인 구축 시점에 맞춰 선행적으로 발생할 전망이다.
문제는 전고체전지를 '어떻게 검사할 것인가'다. 전고체전지는 배터리 내부를 수백 기압으로 눌러 만드는데, 이 과정에서 생기는 미세한 결함이 곧바로 배터리 성능과 안전으로 직결된다. 하지만 겉에서는 전혀 보이지 않아,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는 X-ray·CT 검사 기술이 없으면 양산 자체가 불가능하다. 더욱이 전고체전지 검사는 아직 업계 표준이 확립되지 않은 초기 단계로, 기술을 먼저 확보하는 기업이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구조다. 자비스가 이번 과제에서 검사 분야 전체를 맡은 이유다.
자비스는 20여 년간 축적한 산업용 X-ray 및 CT(컴퓨터 단층촬영) 기술을 바탕으로 전극 이물 검사기와 배터리 탭 관련 검사기, AI 기반 결함 판정 시스템, 대용량 검사 데이터 처리 기술 등을 개발한다. 과제 최종연도에는 전고체전지 전용 CT 검사장비를 제작해 실제 제조 현장에서 성능을 검증할 계획이다. 목표는 이물과 배터리 탭 결함, 양극재 깨짐, 전극 주름 등 주요 불량을 95% 정확도로 잡아내고, 검사 데이터 처리 속도를 50ms(밀리초)까지 끌어올리는 것이다.
자비스 관계자는 “전고체전지는 아직 검사 기술이 확립되지 않은 초기 시장으로, 지금 표준을 선점하는 기업이 향후 양산 라인 전체를 가져가게 된다”며 “국내 최대 배터리 기업과 함께 실제 양산 환경에서 검증까지 마치는 만큼, 시장이 열리는 시점에 곧바로 수주로 연결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한편 자비스는 AI 반도체 시장 확대에 힘입어 반도체 검사 분야에서도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반도체 첨단 패키징 분야에서는 고해상도 X-ray CT 'XSCAN-H110-OCT'로 TGV(Through Glass Via, 유리 관통 전극) 검사 시장에 진출했으며, 이 장비는 AI 데이터센터의 핵심으로 부상한 CPO(Co-Packaged Optics·광학소자 통합 패키징) 유리기판 검사에도 적용할 수 있다. SMT/PCB 분야에서는 대면적 3D AXI 'XSCAN-9800P3'와 인라인 2D AXI 'XSCAN-9800TW'로 라인업을 완성해 글로벌 PCB 제조사에 공급하고 있다. 이처럼 자비스는 반도체·SMT/PCB·자동차 전장·2차전지·식품을 아우르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글로벌 No.1 X-ray 검사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