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상장 이후 처음 공개한 분기 실적에서 시장 기대를 웃도는 성적표를 내놨다. 위성통신 스타링크가 외형과 수익성을 동시에 견인했다. 다만 인공지능(AI) 부문에 분기 매출의 두 배를 넘는 자본지출이 집행되면서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8% 넘게 하락했다.
스페이스X는 4일(현지시간) 올해 2분기 매출액이 78억달러(약 11조원)로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대비 92% 증가한 수치로,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 69억3000만달러를 웃돌았다.
영업손실은 1억4300만달러로 전년 동기 9억7000만달러에서 대폭 축소됐고 순손실은 5억4100만달러를 기록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애널리스트 설문에서 예상된 순손실은 19억달러였다.
실적 개선의 축은 스타링크를 포함한 통신(Connectivity) 부문이다. 매출은 42억9000만달러로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9% 증가한 16억6000만달러로 3개 사업 부문 가운데 유일하게 흑자를 냈다.
가입자 기반도 빠르게 확대됐다. 스타링크 가입자는 1200만명으로 1년 만에 두 배로 늘었다. 저가 요금제 도입과 해외 시장 확대로 가입자당 평균 매출(ARPU)은 85달러에서 66달러로 낮아졌지만 가입자 증가분이 이를 상쇄했다. 가정용 위성 인터넷을 넘어 항공기·선박과 기업·정부용 통신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반면 AI와 우주 부문은 적자를 이어갔다. AI 모델 그록과 엑스(X)를 포함한 AI 부문은 매출 25억6000만달러에 영업손실 12억6000만달러를 냈다. 우주 부문은 매출 9억6200만달러, 영업손실 5억4200만달러다.
2분기 자본지출은 183억7000만달러로 분기 매출의 두 배를 넘어섰다. 이 가운데 AI 관련 투자가 158억달러다. 스타링크에서 나온 현금이 AI 인프라와 차세대 우주선 스타십 개발 비용을 계속 감당할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떠올랐다.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는 콘퍼런스콜에서 “스페이스X는 AI 인프라 구축에 가장 적합한 기업”이라며 “2030년 연간 매출 1조달러를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