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년 출범한 원주미래산업진흥원이 강원·원주권의 AI 대전환을 이끄는 미래 산업 컨트롤타워로 거듭난다. 강원도 원주시가 보유한 의료기기·디지털헬스케어 산업 경쟁력에 인공지능(AI)을 결합해 새로운 성장동력 창출에 핵심 역할을 맡는다. 1조원 규모 '강원 의료·웰니스 AX 허브' 조성 사업을 유치하는 등 대형 국책사업을 연달아 수주, 출범 2년 만에 6억3000만원에서 236억원으로 불어나는 등 역량도 키웠다. 조영희 원주미래산업진흥원 초대 원장은 “AI 기반으로 원주만의 특화된 성장 동력 발굴과 인재·기업·기술을 잇는 미래 신산업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출범 2주년을 맞았다. 가장 큰 보람과 성과는.
▲원주시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견인할 신산업 인프라를 구축하고, 전통 제조업에 AI와 디지털 전환을 접목하겠다는 소명을 안고 출범했다. 가장 벅찼던 순간은 올해 1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지역SW산업진흥기관'으로 지정받은 순간이다. 지정 이전에는 규모 있는 국책사업에 응모할 자격 자체가 없어 소규모 사업에 머물 수밖에 없었다. 지정 이후 대형 인프라 사업 수행 자격을 확보하면서 그동안 밀려 있던 과제가 한꺼번에 확정됐다. 강원·원주권 디지털·SW 사업을 총괄할 행정적 근거를 대외적으로 인정받은 결과이자, 대형 국비 공모사업을 잇달아 유치하는 발판이 됐다.
출범 당시 9명이던 조직은 26명 전문 인력 체계로 몸집을 키웠다. 제조 임가공 중심 도시였던 원주가 AI·디지털·모빌리티를 축으로 한 첨단 지식산업 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자랑스럽다.
-예산이 37배 급성장했다. 원동력은 무엇인가.
▲미래 신산업을 반드시 선점하겠다는 원주시의 강한 의지와, 국비 확보에 몸을 던진 임직원들의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출범 첫해 6억3000만원이던 예산은 지난해 23억원으로 늘었고, 올해는 본예산 19억원에서 출발해 추가경정예산으로 104억원을 추가로 확보했다. 7월 기준 통합 관리 사업예산은 236억원 규모다.
출범과 동시에 경영지원부·AI융합산업부·디지털산업부·모빌리티산업부 등 4개 전문 부서 체계를 세워 기술 전문성에 실행 속도를 더했다. 직원 1인당 담당 예산은 약 14억7000만원으로, 유관 기관 평균의 5~8배에 이른다. 앞으로 늘어날 메가 프로젝트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기획 전문 PM 조직과 전담 기획팀 증원을 추진하고, 우수 인재를 끌어올 성과 중심 보상체계 개편도 검토하고 있다.
-1조원 규모 '강원 의료·웰니스 AX 허브' 사업은 어떤 의미인가.
▲국비 6000억원, 지방비 4000억원을 포함한 총 1조원 규모의 국책 예비타당성조사(예타) 사업이다. 과기정통부 추천 사업으로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와 기획 협약을 마치고 총괄기획위원회를 가동 중이다. 올해 기획비 9억8000만원을 확보해 연말까지 세부 계획을 확정할 계획이다.
그동안 산업 현장에서는 장비 연동과 정밀 데이터 활용이 막히는 이른바 '라스트마일 문제'가 발목을 잡아왔다. 이번 사업은 의료기기 제조 AX, 맞춤형 의료 서비스 AX, 스마트 웰니스 AX라는 3대 전략 아래 공용 연산 자원과 피지컬 AI 기술을 현장 실증과 정밀하게 연결한다. 올해는 예타 심사에 대응하는 동시에 선행 단계인 '피지컬 AI 실증 구조 검증' 브릿지 사업을 46억원 규모로 추진하고, 2028년부터 2032년까지 5년간 본사업을 수행한다. 대한민국이 세계 의료·웰니스 기술 혁신을 선도하는 거점으로 자리매김하도록 이끌겠다.

-AI 대전환 거점 도약을 위한 핵심 전략은.
▲첫째는 초고성능 복합 AI 인프라 구축이다. GPU·NPU 연산 자원과 첨단 실습 공간을 갖춘 'AI 융합혁신 교육원'을 이달 17일 개소해 하반기부터 본격 가동한다. 고성능 워크스테이션과 휴머노이드 로봇, 4족보행 로봇을 도입해 피지컬 AI 실습 환경을 갖췄다. 엔비디아의 딥러닝 인스티튜트(DLI) 프로그램을 지역 인재들이 수료할 수 있다.
둘째는 범용 교육에 머물지 않고 원주 주력 산업과 AI를 직접 잇는 버티컬·피지컬 AI 특화 전략이다. 의료데이터를 분석하는 버티컬 AI부터 로봇·웨어러블·센서로 이어지는 피지컬 AI, 디지털트윈까지 교육과 실증 범위를 넓힌다. 마지막으로 기업연계형 실증·인재 매칭 모델이다. 기업이 겪는 실제 기술 애로를 AI 전문가와 교육생이 연 5건 이상 협업 프로젝트로 풀어내고, 이를 취업·창업으로 잇는 선순환 구조를 원주 땅에 뿌리내리겠다.
-드론 실증도시, SDV 검증 등 모빌리티 사업의 차별점은.
▲주민이 직접 체감하고 기업이 자유롭게 기술을 실험할 수 있는 고도화된 실증 인프라야말로 원주의 최대 강점이다.
AI 특화 시범도시 사업에는 현대자동차, 에스트래픽, NHN클라우드, 서울로보틱스, 솔트룩스 등이 참여하며 진흥원은 지역 리빙랩 실증과 'AI 빌리지'를 맡는다. 원주는 현대차 1차 협력사인 HL만도와 50여개 2차 협력사가 포진한 미래차 부품 집적지다. 여기에 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이 보유한 데이터를 의료·모빌리티 데이터와 결합하면 차별화된 실증이 가능하다.
국토교통부 드론 실증도시 구축 사업을 통해 신림면 캠핑장 일대에서 레저형 K-드론 배송을 실증하는 동시에, 산불 감시와 3D 맵핑 등 무인 공공 서비스도 함께 운영한다. 매지저수지·원주양궁장 일대에 지정된 드론 특별자유화구역을 발판 삼아 부품 국산화 기술개발도 투트랙으로 지원한다. 여기에 'SDV 모빌리티 전장품 SW 통합 검증 기반 구축 사업'을 연계해 차량 조향·제동 핵심 전장품의 주행 안정성을 가상 시뮬레이션으로 정밀 검증하는 체계까지 안착시켰다.
-기업 밀착 지원은 어떻게 하고 있나.
▲기업 경영 애로 해소를 최우선 과제로 삼는다. 중소기업 화재보험 지원사업은 목표였던 44개사를 넘어 54개사를 지원했다. 기업당 연간 보험료의 50%를 최대 50만원 한도로 지원했고 총 규모는 2300만원이다. 완성차·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 해외 시장에서 국제 규격 장벽에 막히지 않도록 기능안전·환경경영 등 인증 비용과 내부 심사원 교육을 5000만원 규모로 지원해 수출 물꼬를 텄다. 진흥원 내 창업 전용 임대공간 5실도 입주율 100%를 기록하며 지역 창업 생태계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지역 인재 양성 계획은.
▲청년들이 원주에서 양질의 교육을 받고, 지역 우수 기업에 곧바로 뿌리내리는 '정주형 일자리 교육' 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강원권 유일하게 지정된 고용노동부 'AI 특화 공동훈련센터'는 3년간 15억원을 투입해 AX 직무 전환 교육 16개 과정을 전담한다.
과기정통부 'ICT 이노베이션스퀘어 확산 사업'을 통해 네이버·카카오 등 빅테크 기업과 연계한 실무형 교육도 지원한다. HL만도와는 '대중소상생 아카데미'를 공동 운영해 협력사 재직자에게 품질·신뢰성 훈련을 제공한다.
2026년 160명, 생태계가 안정화되는 시점부터는 연간 250명 이상의 AI 전문인력을 배출해 수도권과 지방의 디지털 인재 격차를 원주에서부터 좁혀 나가겠다.
-임기 내 반드시 이루고 싶은 목표는.
▲AI·웰니스와 차세대 모빌리티의 기준을 제시하는 '글로벌 첨단 융합산업 도시 원주'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1조원 규모 강원 의료·웰니스 AX 허브 조성 사업의 예타 통과와 사업 유치를 반드시 완수하고, 국토교통부 스마트도시 사업과 연계한 1981억원 규모 'AI 특화 시범도시'를 원주혁신도시 일대에 차질 없이 조성하겠다. 중요한 것은 '사업을 위한 사업'에 그치지 않는 것이다. 시민이 실제로 체감하는 성과를 내고, 교육받은 인재가 원주에 정착할 수 있는 환경까지 함께 만들어야 한다. 일회성 기업 지원을 넘어 인재와 기업이 스스로 원주를 찾아와 정착하는 자생력 있는 산업 생태계를 남기고 싶다.
○조영희 원주미래산업진흥원장은…
조영희 원장은 서울대에서 이학사·석사·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에서 국가 과학기술 계획 수립을, 한국기술거래소에서 기술이전·사업화를,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에서 산업기술 정책 기획을 담당하며 본부장·단장·실장을 두루 거쳤다. 연구개발(R&D) 매니지먼트 1세대로 불린다. 2024년 7월 원주미래산업진흥원 초대 원장으로 취임했다.
원주(강원)=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