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세포나 원자 모습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오늘 어린이 여러분이 직접 확인해 보세요.”
지난 4일 오전 대덕연구개발특구 내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 전자현미경동.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 연구현장을 교육장 삼아 전국 학생들에게 과학 체험을 제공하는 '주니어닥터' 교육 현장 중 한 곳이다. 이 곳에서 KBSI 지능형 EM 연구유닛 소속 이상길 박사가 초등학생 9명을 신기한 나노 세계로 이끌었다.

아이들은 전에 본 적 없을, 3m가량 실제 연구용 투과전자현미경을 마주하며 극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 박사가 금 시료를 50만배 이상 확대해 입자 모습까지 보여주자, 아이들이 낸 “우와” 소리가 연구실을 울렸다. “이게 금 맞아요?” “더 확대할 수도 있어요?” 등 호기심 찬 물음이 쏟아졌다.
이에 더해 아이들이 작은 손으로 직접 수십억원에 달하는 현미경의 배율·밝기·초점을 조절해보는 실습 경험도 이어졌다. 주니어닥터 현장에서만 가능한 진귀한 경험이었다.
참여한 아이들은 교육에 힘입어 '많은 자극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 중 주니어닥터 참가만을 위해 인천에서 2시간 거리를 달려왔다는 이윤재 학생(채드윅국제학교 3학년)은 “눈으로 볼 수 없는 세계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앞선 3일 오후,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KRISO) '재미있는 배와 해양과학' 교육 현장에서도 12명 아이들이 과학기술에 한 발 더 다가서는 경험을 했다.
우리에게 친숙하지만, 과학적 원리는 생소한 '배'에 대해 송형도 박사가 설명했다. 물체가 중력에 반해 물에 뜨는 '부력'을 시작으로, 액체가 빠르게 흐르면 압력이 낮아지는 '베르누이 원리'에 대한 설명도 최대한 아이들 눈높이에 맞게 이뤄졌다.

참여한 아이들도 송 박사에게 “몸에 힘을 주면 사람이 물에 가라앉는 이유가 뭐예요?” “금속으로 된 배의 프로펠러가 손상되는 이유가 뭔가요?” 등을 물으며 호기심을 채웠다.
내실있고 효과적인 교육에 아이들은 물론이고, 학부모 반응도 매우 좋았다. 주니어닥터 교육에 아이를 맡긴 최애란 씨는 “평소 접하기 어려운 과학 지식을 쉽게 배울 수 있는 귀중한 기회라, 매 방학시기에 최대한 많이 신청하고 있다”며 “지난해에는 교육을 10건 듣게할 수 있었는데, 올해에는 경쟁이 심한 탓에 한 건에만 성공해 아쉬울 정도”라고 말했다.
KBSI가 주최·주관하는 주니어닥터는 대덕연구개발특구 내 출연연, 공공기관, 대학 등과 협력해 진행된다. 국가 연구개발(R&D)을 수행하는 출연연 연구현장의 첨단 연구 인프라를 활용해 8~16세 학생들에게 과학에 대한 흥미를 유발하고 미래 과학기술 인재 양성에 기여한다는 취지다. 19회째인 올해에는 오는 28일까지 대면 프로그램만 총 316회가 운영된다.
오랜 기간 성장을 거듭해, 첫회(2008년) 1538명이던 참여인원이 지난해 1만5690명으로 10배가 됐다. 전국에서 과학기술에 관심을 가진 학생들이 몰려와 누적 인원이 약 21만4000명에 달한다.
KBSI는 “지난 2008년 첫발을 뗀 주니어닥터는 출연연과 대학, 기업 연구소가 장벽을 허물고 인프라를 공유해 온 결실로 21만 청소년과 함께한 대한민국 대표 과학교육의 장으로 우뚝 섰다”며 “특히 올해는 교육 격차 해소를 위한 포용적 프로그램을 강화하며 의미를 더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곳에서 호기심의 씨앗을 틔운 아이들이 세상을 바꿀 과학자로 거듭나기를 응원하며, KBSI 역시 주니어닥터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