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약사들이 기존 의약품 시장을 넘어 일상생활 전반으로 고객 접점을 넓히는 이종 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제네릭(복제약) 약가 인하 등으로 의약품 사업 수익성 압박이 커지는 가운데, 간판 컨슈머 브랜드를 앞세워 다른 산업군과 협업으로 새 소비층을 파고드는 전략이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광동제약은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언더아머와 손잡고 '비타500 이온킥' 공동 기획전을 진행 중이다. 기획전은 7만원 이상 구매 시 'UA 스튜디오 신치'를 증정하는 등 금액별 추첨 이벤트로 꾸렸다.
양사는 '운동 퍼포먼스'라는 공통된 브랜드 가치를 기반으로 협력한다. 수분·활력을 동시에 보충하는 제품 특성을 스포츠 활동과 연계해 소비자 접점을 넓히려는 목적이다.
이온음료 시장은 상위 소수 브랜드로 선호가 굳어져 후발 주자가 기능만으로 선택받기 어렵다. 이번 협업은 단순 음료 판매를 넘어 스포츠 브랜드가 확보한 소비자층을 자사 제품의 초기 수요로 끌어오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외식·스포츠 엔터테인먼트 분야와 접목도 활발하다. 동화약품은 제로 슈거·제로 칼로리 탄산음료 '소다 활'을 전국 롯데리아 매장에 입점시켰다. 제품은 계피·건생강을 더한 까스활 코어농축액에 쿨링향을 더한 음료다.
이번 협업은 회사가 외식 프랜차이즈와 손잡은 첫 유통 사례다. 까스활명수 브랜드는 중장년층이 소화가 안 될 때 찾는 약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이 제품이 20~30대가 일상적으로 드나드는 패스트푸드점 매대에 음료로 오르면서 접점 자체가 바뀐 셈이다.
동국제약은 한국야구위원회(KBO)와 협업해 '마데카 쿨링패치 롱'과 '마데카 썸머 향 패치' KBO 에디션을 선보였다. 10개 구단의 컬러와 심볼을 각각 반영해 10종으로 나왔다.
함께 내놓은 향 패치는 구단 마스코트와 엠블럼을 빅 사이즈로 넣어 유니폼이나 가방에 붙이는 '직관룩' 아이템으로 기획했다. 향도 코튼향과 모기 기피 효과로 알려진 시트로넬라향 두 가지로 나눴다.
쿨링패치는 더위를 식히는 물건이지만 야구장에서는 어느 팀을 응원하는지 드러내는 표식도 된다. 구단별로 나뉜 만큼 팬은 자기 팀 제품을 고른다. 한여름 한철에 그치지 않고 정규시즌 내내 수요가 붙는 구조로 확장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이들 기업 협업은 모두 자사 컨슈머 브랜드 자산을 상대 산업 고객 기반과 결합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의약품보다 규제 문턱이 낮은 소비재 영역에서 브랜드를 확장해 새 수익원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약가 인하 정책 등으로 본업 수익성이 압박받는 상황”이라며 “자체 컨슈머 브랜드를 활용해 타 산업군과 손잡고 새 시장을 공략하려는 시도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임중권 기자 lim918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