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취해 승객 실어 나른 말레이 조종사…엑스터시 7만 알 밀수하다 적발

지난달 29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공항에서 체포된 말레이시아인 부기장 M씨. 사진= bcsoetta / 세이스닷컴 캡처
지난달 29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공항에서 체포된 말레이시아인 부기장 M씨. 사진= bcsoetta / 세이스닷컴 캡처

말레이시아 항공사 소속 조종사가 마약을 투약한 상태에서 비행기를 운항하고, 대량의 마약을 밀수하려다 인도네시아 공항에서 체포됐다.

최근 AFP 통신 · 말레이시아 세이스닷컴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소에카르노-하타 국제공항 통관 당국은 쿠알라룸푸르발 항공편으로 입국한 말레이시아인 부기장 M(39) 씨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체포 당시 당국은 M 씨의 수화물 가방에서 14개 봉지에 분할 포장된 엑스터시(MDMA) 7만 114정(약 26kg 분량)과 기내 수하물 안에 숨겨져 있던 메스암페타민(필로폰) 4g을 적발했다.

적발된 마약은 시가 약 1350만 링깃(약 47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경찰 조사 결과 M 씨는 마약 밀반입 대가로 5만 링깃(약 1700만 원)을 받기로 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체포 직후 실시된 소변 검사에서 메스암페타민, 엑스터시, 코카인 등 3종의 마약 성분이 모두 양성 반응으로 나왔다.

이에 따라 M 씨가 환각 상태에서 승객을 태우고 자카르타까지 직접 비행기를 운항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그가 탑승한 비행편은 쿠알라룸푸르발 말레이시아항공 MH272편으로, 기내에는 최소 170명의 승객이 탑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이 공개한 CCTV 영상에서는 M 씨의 소지품 중 소변이 담긴 작은 병도 추가로 확인됐다. 당국은 M 씨가 마약 검사 결과를 조작하기 위해 미리 타인의 소변이나 정제된 소변을 준비해 둔 것으로 보고 있다.

공항 통관청 관계자는 “피의자가 수백 명의 목숨을 책임지는 항공기 조종사라는 점에서 충격적”이라며 “자카르타 착륙 직전까지 마약에 취한 채 비행기를 몰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해당 항공편을 운항한 항공사 측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사태 파악 및 조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내부 절차에 착수했다.

인도네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수준의 마약 처벌법을 적용하는 국가 중 하나로, M 씨는 향후 사형 또는 무기징역에 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인도네시아는 지난 2016년 마약 사범 4명에 대해 총살형을 집행한 이후 현재까지 사형 집행을 유예해 오고 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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