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너지저장장치(ESS)가 K배터리 셀 업계의 2분기 반등을 이끌었지만, 후방 산업인 국내 소재 업계에는 훈풍이 확산되지 않았다.
셀 업체는 북미 ESS 생산 확대와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고객사 보상금, 유휴 전기차(EV) 생산라인 전환 효과를 누렸다. 반면 하이니켈 양극재 중심 소재업체는 리튬인산철(LFP) 제품 개발과 고객 인증, 비중국 공급망 구축이 늦어지면서 본격적인 수혜를 받지 못했다.
6일 엘앤에프는 2분기 매출 8850억원, 영업이익 20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이 70.2% 늘고 흑자 전환했지만, 전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9.7%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82.2% 감소했다.
같은 날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2분기 매출 1942억원, 영업손실 169억원을 기록했다. AI 데이터센터용 배터리백업유닛(BBU), 전동공구 등 고출력 소형전지와 북미 ESS, 회로박 판매 증가로 매출은 전분기보다 늘었지만 적자를 이어갔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소재업체도 회복세가 뚜렷하지 않았다. 에코프로비엠은 2분기 매출 5767억원, 영업이익 18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각각 4.7%, 13.9% 감소했다. 포스코퓨처엠은 매출 6795억원, 영업이익 267억원을 기록했지만 배터리소재 영업이익은 25억원에 그쳤다. LG화학 첨단소재부문은 영업이익 199억원으로 흑자 전환했지만 양극재에 분리막과 반도체·전자소재 개선이 함께 반영됐다.
상반기 기준으로도 소재업계 수익성 회복은 제한적이었다. 중국산 저가 LFP 배터리와 장비가 주도하는 ESS 시장과 달리 국내 양극재 생산능력은 하이니켈 삼원계(NCM·NCA)에 집중돼 불리하다는 진단이다.
국내에서는 LFP 양극재 양산이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엘앤에프 자회사 엘앤에프플러스가 지난달 31일 국내 최초 LFP 양극재 양산라인에서 생산한 시생산품을 처음 출하했지만, 고객사 평가와 품질 검증을 거쳐 3분기 말부터 본격 양산할 계획이다.
업계는 하반기 에코프로비엠 헝가리 생산거점 가동과 LFP 양극재 양산, ESS·소형전지용 소재 출하 확대가 이어지면서 판매량과 가동률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소재업계의 실적 회복을 뒷받침하려면 비중국 공급망을 갖춘 국내 업체가 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정책 지원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최근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에는 이차전지 국내생산세액공제가 담겼지만 구체적인 지원 품목과 공제 수준은 시행령에서 정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배터리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려면 특정 품목 지원을 넘어 국내 생산과 비중국 공급망을 우대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며 “투자 지원과 함께 ESS 등 성장 시장에서 국내 기업이 초기 물량을 확보할 수 있는 수요 정책도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명희 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