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후 10개월 된 아기를 데려가 35년 동안 친자식처럼 키운 중국인 가정부가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형량이 징역 3년에 그쳐 현지에서 처벌 수위가 너무 낮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5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베이징의 한 법원은 지난달 29일 가정부 A씨에게 미성년자 약취 혐의를 인정해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가 아이를 다른 사람에게 넘겨 금전적 이득을 얻은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인신매매가 아닌 약취 사건으로 판단했다.
사건은 199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24세였던 A씨는 베이징에서 이주노동자로 생활하며 한 가정에서 생후 10개월 된 남자아이를 돌보는 보모로 일했다.
그러던 중 같은 해 3월 7일 A씨는 아이를 데리고 돌연 사라졌고, 이후 행방을 감췄다.
아이를 잃은 부모는 30여 년 동안 전국을 돌며 아들을 찾아 나섰지만, 당시 부족한 수사 기법과 정보 시스템 탓에 끝내 찾지 못했다.
반면 A씨는 다른 지역에서 아이를 키웠고, '샤오융'이라는 이름으로 성장한 그는 지난해 경찰이 신원을 확인해주기 전까지 A씨를 친모로 믿고 살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국가 DNA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한 유전자 감식을 통해 샤오융이 실종된 부부의 친아들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당시 경찰은 그에게 “친부모가 35년 동안 한순간도 포기하지 않고 당신을 찾아다녔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생의 진실을 알게 된 샤오융이 A씨를 추궁하자 A씨는 “길에 버려진 아이를 데려와 키웠다”고 거짓 해명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경찰의 도움으로 샤오융은 친부모와 극적으로 상봉했지만 현재 누구와 함께 생활하고 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중국 법률은 아동을 납치해 매매한 경우 최소 징역 5년에서 최고 사형까지 선고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금전 거래 없이 아이를 데려가 양육한 경우에는 약취죄가 적용돼 법정 최고형이 징역 5년에 불과하다.
판결이 알려진 뒤 중국 SNS에서는 형량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됐다.
한 누리꾼은 “가정부는 3년만 복역하면 되지만 친부모는 30년 넘게 자식을 잃은 고통을 감당해야 했다”며 “평생 수감돼야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베이징에서 안정된 환경 속에 성장할 수 있었던 아이의 삶이 완전히 달라졌다”며 “한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 놓은 범죄”라고 비판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