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재산처, 심사 패러다임 바꾼다…거절 중심에서 '권리 설계'로 전환

적정 권리범위 제공 위한 특허심사 방안 마련
청년 스타트업 초고속심사·협의심사 도입

지식재산처, 심사 패러다임 바꾼다…거절 중심에서 '권리 설계'로 전환

지식재산처가 특허심사 패러다임을 '등록 여부를 판단하는 심사'에서 '기술의 가치를 키우는 심사'로 전환한다.

지식재산처는 출원인과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혁신기술에 걸맞은 적정 권리범위를 확보하도록 '적정 권리범위 제공을 위한 특허심사 방안'을 마련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방안은 무효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거절 사유를 중심으로 심사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기술 핵심 가치를 정확히 반영한 권리범위를 설정하는 '가치 창출형 심사'를 핵심으로 한다.

우리나라는 세계 4위 특허 출원국이지만, 산업계는 국내 특허심사가 해외 주요 국가보다 권리범위를 보수적으로 인정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지식재산처는 출원 건수 중심의 양적 성장에서 벗어나 기업 사업화와 기술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고품질 심사체계 구축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새로운 심사방안은 가치 창출형 심사체계 구축, 출원인과의 소통 강화, 특허 친화적 심사환경 조성 등 3대 전략을 중심으로 추진된다.

먼저 심사관 역할이 크게 달라진다. 기존처럼 거절 사유를 찾아내는 데 집중하기보다 출원인과 함께 기술의 핵심 기여를 반영한 적정 권리범위를 설계하는 협력자로 역할을 확대한다.

이를 위해 연내 심사 절차와 기준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현장에 적용할 예정이다.

청년 창업기업을 위한 맞춤형 지원도 강화한다. 올해 8월부터 우수 기술을 보유한 청년기업을 대상으로 초고속심사와 사전 면담, 보정안 리뷰를 연계한 '특허가 강한 스타트업 육성 프로젝트'를 운영한다.

이를 통해 창업 초기 기업이 핵심 기술을 보다 신속하게 특허로 보호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 이달 21일부터 심사 초기 단계에서 출원인이 직접 권리범위에 대한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출원인 협의심사 신청제'도 새롭게 시행한다.

출원인이 1차 심사 결과에 이견이 있을 경우 신청을 통해 심사관 3인 협의체가 권리범위의 적정성을 다시 검토하는 방식이다. 기존보다 심사 과정의 소통과 투명성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허 등록 이후에도 제도 개선은 이어진다. 지식재산처는 올해 말부터 '등록특허 만족도 조사'를 실시해 권리범위의 적정성과 심사 과정의 설명·소통 수준 등에 대한 출원인의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향후 심사정책과 실무 개선에 적극 반영할 방침이다.

제도 개편은 특허의 양적 확대를 넘어 기술의 실질적인 가치와 시장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의 무게중심을 옮겼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업계에서는 출원인과 심사관 간 소통이 확대될 경우 기업 핵심 기술 보호는 물론 글로벌 특허 경쟁력 강화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양재석 지식재산처 특허심사기획국장은 “심사관은 단순히 등록 여부를 판단하는 역할을 넘어 출원인과 함께 기술의 가치를 설계하는 협력자가 돼야 한다”며 “우리 기업 혁신기술이 국내를 넘어 세계 시장에서도 정당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고품질 특허심사 체계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양승민 기자 sm104y@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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